일본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가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빅3'를 정면으로 겨냥한 8세대 ES를 공개했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이번 신형 ES는 완전 전기차 라인업까지 갖추며 렉서스의 달라진 위상을 입증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8세대 ES는 풀 체인지 수준의 변화를 담아냈다. 1989년 첫 출시 이래 렉서스의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해 온 ES는 그동안 미국과 아시아에서 성공했으나, 이번 신형 모델은 글로벌 럭셔리 세단 시장을 겨냥한 전방위적 도전을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관이다. 렉서스의 상징이던 대형 스핀들 그릴을 과감히 버리고 차체와 같은 색상의 슬림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날카로워진 L자형 헤드라이트와 함께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그릴을 최소화한 미니멀한 프런트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크기도 대폭 키웠다. 이전 모델보다 길이가 165mm(약 16.5cm) 늘어났고, 휠베이스는 80mm(8cm) 증가해 실내 공간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후면 디자인과 날카로운 숄더 라인은 세단의 무게감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갖춘 독특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이러한 과감한 디자인 변화는 렉서스가 보수적인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존 럭셔리 세단들과는 다른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겠다는 렉서스의 야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내는 기술적 진보가 두드러진다. 렉서스 최대 크기인 14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탑재했다. 모던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디지털 경험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반영했다.

'대나무 레이어링' 기법으로 제작된 조명 패널, 엠보싱 처리된 합성 가죽, 차량 시동 시에만 나타나는 '히든 스위치' 등 차별화된 요소들을 대거 적용했다. 17개 스피커의 마크 레빈슨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도 오디오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시트 설계도 개선돼 더 높은 착석 위치로 승하차가 용이해졌고,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췄다. 조수석은 접이식 기능이 있어 뒷좌석 승객의 레그룸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안전 시스템도 강화해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ADAS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신형 ES의 가장 큰 무기는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이다.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 흐름에 맞춰 두 가지 자가충전식 하이브리드와 두 가지 전기차 모델을 동시에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199마력의 ES 300h와 244마력의 ES 350h로 구성됐다. 두 모델 모두 2.5리터 4 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하며,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ES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기차 모델이다. 전륜구동 ES 350e는 221마력에 77 kWh 배터리를, 사륜구동 플래그십 ES 500e는 338마력에 75 kWh 배터리를 탑재했다. 렉서스는 가장 효율적인 모델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30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6년 봄 출시를 앞둔 신형 ES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성에 얼마나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렉서스는 그동안 SUV 모델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이번 ES를 통해 세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기화 시대를 맞아 기존 명차 브랜드의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렉서스의 이번 도전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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