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이 웃는 이유?” 한국 재벌 5인, 트럼프와 골프 회동 숨은 협상 뒷이야기

미국 플로리다의 팜비치섬, 따가운 햇살 아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클럽 한가운데. 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구광모, 김동관 등 한국 5대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섰다. 이례적인 이 만남 뒤로, 한미 간 자동차 관세 인하 협상이 막바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미 협상, 다시 속도 붙었다

7개월째 교착 상태를 이어오던 자동차 관세 협상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차량에 부과해온 25%의 고율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방안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0일 안에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그의 말 한마디는 업계에선 ‘사전 합의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관세 인하, 현대차에 ‘특급 호재’

자동차 업계의 시선은 단연 현대차그룹으로 향한다. 만약 25%의 장벽이 15%로 낮아진다면, 미국 내 판매가격 경쟁력이 한층 높아지고 현대차와 기아의 수익률은 분기당 최대 8~10% 이상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친환경 라인업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테슬라·GM·포드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격차를 줄이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한국 재계, ‘골프 외교’의 의미

이번 회동은 단순한 사교 골프라 보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별장에서 출발해 오전 9시15분경 골프장에 도착했고, 각 조가 동시에 티오프하는 ‘샷건’ 방식으로 라운딩이 시작됐다. 총수들은 각각 다른 조로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점심 및 라운딩 전후 환담 자리에서 관세, 반도체, 배터리 투자와 같은 현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최근 미국 내 전기차 공장 가동 확대와 배터리 합작법인 투자계획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와 LG는 각각 배터리 공급망 및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협력에 대한 의중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 결정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 자리에서 관세 조정에 대한 긍정적 언급이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월부터 즉시 적용 가능성”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관세 인하는 빠르면 11월부터 시행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월 말 예정돼 있으며, 이 시점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최종 서명’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유럽연합(EU)과의 협상 사례처럼 10월 수출분부터 소급 적용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 재계의 이례적 연합행보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 접촉한 한국 총수들의 명단은 이재용(삼성전자), 최태원(SK), 정의선(현대차), 구광모(LG), 김동관(한화) 등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경제의 얼굴들’이다. 이들이 동시에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별장에서 모인 것은 한국 산업계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개별 기업 단위의 만남은 있어도, 이처럼 재계 전체가 한미 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집단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정상외교와 민간경제의 경계가 허물어진 새로운 형태의 경제외교”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도 작용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번 만남은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된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자국 내 제조업 부흥을 내세우며 “한국과 일본의 투자 확대가 미국 일자리를 늘린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투자 약속과 관세 인하 합의는 그의 경제 성과로 포장될 가능성이 높다.

막판 변수는 ‘투자 이행안’

다만 관세 인하를 위한 조건으로 미국은 추가적인 현지 투자 이행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조지아 공장, 삼성전자의 텍사스 반도체 라인, LG와 SK의 배터리 공장 가동 일정이 이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 속도와 정부의 외교적 조율 능력이 최종 합의 시점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골프장에서의 8시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라운딩은 약 5~6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그러나 전후 환담 시간까지 합치면 총 8시간 가까운 ‘비공식 정상회담’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침묵을 지켰지만,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분위기가 상당히 우호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 외교의 새로운 장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교 행사가 아니다. 한미 경제 협력의 향후 10년을 가를 실질적 대화의 장이었고, 동시에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결국 ‘트럼프 골프 외교’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지, 혹은 또 다른 정치적 거래의 서막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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