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아이폰 출시 한 달 뒤 관련株 사면 이득?… 올해는 안 통하네
공개 한 달 후부터는 연말까지 반등 흐름
그러나 올해는 실적 부진 겹쳐 하락세 지속
“초기 수혜 기대감이 과하게 반영된 탓”
애플이 매년 하반기 새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할 때마다 국내 관련 부품주 주가는 요동친다. 그간 관련주 대부분은 새 아이폰이 공개되고 한 달가량 주가 부진을 겪고, 이후 연말까지 반등하는 공통된 흐름을 보였다. “혁신이 없었다”는 평가 속에 일단 하락했다가, 판매량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하고는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 공식이 깨지는 모양새다. 아이폰16 판매 부진으로 관련 부품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통상 새 아이폰 나오면 관련주 한 달간 하락 후 반등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아이폰 부품주로 꼽히는 카메라 모듈 공급사 LG이노텍 주가는 전날 종가 17만6000원을 기록했다. 손 떨림 방지장치부품(OIS) 공급사인 자화전자 주가는 1만5640원이다. 두 기업 주가는 아이폰16 공개(현지시각 9월 9일) 전과 비교해 각각 25.9%, 15.2% 하락한 상태다.
이런 주가 흐름은 과거와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그간 아이폰 관련 부품주들은 애플이 새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할 때마다 비슷한 주가 패턴을 보여왔다. 신제품 발표 후 약 1개월간 하락 곡선을 그리다가 반등해 연말까지 상승하는 패턴이다.
애플이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각) 아이폰12 시리즈를 공개했을 때 이후 한 달간 LG이노텍 주가는 16만3000원에서 15만5500원(11월 13일 종가)으로 4.6% 하락했다. 시장 기대만큼 성능 개선이 없었고, 당시 처음 적용된 5G 이용 지역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 하지만 LG이노텍 주가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그해 12월 30일 18만2500원까지 올랐다. 11월 13일 대비 1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화전자도 한 달 동안은 1만5600원에서 1만5250원으로 2.20% 하락하고, 이후 연말에는 2만2800원으로 49.5% 급등했다.
2021년 역시 아이폰13 시리즈가 9월 15일 공개된 후 한 달간 LG이노텍과 자화전자 주가는 각각 6.3%, 16.1% 떨어졌다가 연말까지 80.2%, 14.3% 상승했다. 아이폰15 시리즈(9월 12일)가 나온 지난해에는 LG이노텍이 공개 한 달간 2.4% 내렸다가 보합으로, 자화전자는 3.7% 하락했다가 14.3% 반등에 성공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2022년만 하반기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후 연말까지 두 종목이 23.9%, 19.4%씩 쭉 하락했다. 국내 관련 부품주들의 주가는 애플의 새 시리즈 공개 전과 비교하면 연말에 더 하락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공개 한 달 후 주가와 비교했을 땐 상승했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수혜 기대감이 해당 기업 주가에 과하게 선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출시 후 상승 재료가 소멸하면서 주가가 내리는 점도 있지만, 아이폰의 경우 공개 내용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매년 제기되며 주가를 끌어내린 탓도 크다. 하지만 한 달쯤 뒤부터는 구체적인 판매 실적이 나오며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 올해는 반등 아직… 아이폰16 판매 부진 탓
그러나 올해는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되고 한 달 이상 흘렀지만, 부품주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이폰16 초기 판매 부진으로 주요 부품사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 낙폭이 더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6의 출시 첫 주 판매량은 3700만대로, 전작 대비 12.7% 줄어들었다. 올해 4분기 아이폰16 시리즈 생산도 전작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24일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7~9월) 매출 5조6851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8.9% 줄었다는 소식에 LG이노텍 주가는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11.87%나 급락했다. 국내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아이폰 새 시리즈가 나오면 기다리다가 새 아이폰 판매 사이클이 얼마나 강한지 판단하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매년 비슷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12월을 전후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애플의 차기작 렌더링(예상 디자인)과 스펙이 나오며 2025년 하반기에 나올 새 제품 전망과 예상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관련주에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애플 관련 부품주에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폰 출시 모멘텀(상승 여력)을 단기적으로 보고 접근한 투자자가 매도하면서 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아이폰 관련 부품주는 불확실한 제품(아이폰) 판매량에 실적 의존도가 높고, 계약 구조에 따라 마진도 차이가 나 실적·시장 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뒤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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