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트렌드에서 AI는 멀어진다?
AI가 아닌 Intelligence 그 자체가 트렌드가 될 것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가 우리나라 테크 기업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 높아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COMEUP 2024(약칭 '컴업 2024')'가 성황리에 개최했다. '컴업 2024'는 중소벤처기업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창업진흥원이 주최한다. 'We move the world'를 슬로건으로 하는 본 행사는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스타트업 경영자 및 리더들이 모여 자사 소개 및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컴업 2024'는 18만 여명의 글로벌 관객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다. '컴업'의 행사 내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2,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등록하여 2,300건 이상의 미팅을 성사했으며, 7,000억원 이상의 후속 투자 유치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방문하여 열정과 기술을 공유하는 글로벌 커뮤니티의 장도 열린다.
또 '컴업 2024'에서는 예비창업자 대상의 '러너스 리그'와 초기 스타트업 대상의 '루키 리그'로 구분하여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이후 'COMEUP STARS'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국내 최고 투자사와의 1:1 멘토링, 비공개 워크숍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사업성을 검증하고 투자 유치의 기회까지 잡을 수 있다. 'Future Talk'라는 컨퍼런스도 진행했는데, Beginner(초심자)부터 Founder(경영자)까지 다양한 눈높이에 맞춰 여러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12일 오후에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리서치 및 크로스 미디어 기업 '더 밀크'의 손재권 대표가 테크크런치(TechCrunch)의 케이트 박 기자의 진행 하에 '모르면 X되는 2025 테크 트렌드'를 주제로 올해의 트렌드를 정리하고, 내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올해 기억남는 테크 트렌드 및 기업에 관해 손재권 대표는 제일 먼저 단연 OpenAI(오픈AI)를 꼽았다. 그는 "3월에 OpenAI가 GPT 4o 출시했고, 이는 하나의 모델로 텍스트와 이미지 등 여러 형식의 작업을 동시 처리할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 기능을 탑재했다"며 "오늘(12일) 기준 12일 연속으로 신제품 출시하고 있는 OpenAI가 내년까지 AI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참고로 내년에는 챗GPT 5가 출시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꼽은 기업은 엔비디아인데, 손재권 대표는 "OpenAI가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았다면, GPU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는 칩의 90프로 이상을 엔비디아가 납품하여 거의 독점 형태를 띤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독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엔비디아 자신도 독점 원하지 않는다"며 "내년에는 엔비디아가 AI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테슬라를 언급하며 "전기차 캐즘 현상 및 정부 보조금 이슈 등 얼어붙은 전기차 시장에서 옵티머스와 Q 등의 신제품과 배터리,플랫폼,로봇 택시 등까지 개발 중인 기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 우리가 알아야 할 테크 트렌드와 산업에 관해 손 대표는 "AI 에이전트(Agentic AI)"에 주목했다. 그는 "이전까지 AI는 입력값만 산출했다면, 이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모델"이라며 "현재 이러한 형태의 제품들이 지금 막 출시하고 있고, 그 초기 형태가 GPT 4"라고 말했다. 에이전시는 주체적인 판단을 의미하는데, 손 대표는 "그래서 내년부터는 AI라는 말이 덜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아예 Intelligence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인공의 개념이 빠지고, 그들이 주체적으로 사유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그는 "필수적인 앱의 수도 점점 줄어들고, 스마트폰의 크기도 작아질 것"이라고 예견하며 이와 함께 "안경, 시계, 이어폰, 반지 등 새로운 형태의 인텔리전스 디바이스가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이건 예측이 아닌 거의 기정사실화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다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미 대선 당선을 케이트 박 기자가 언급했는데, 바이든 정부와 비교하면 테크 산업 중 어떤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지 물어봤다.
일단 그는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정보효율부장으로 내정되면서 그가 생각하는 게 크게 작용할 듯한데, 일단 일론 머스크가 선언했던 것처럼 자율주행과 로봇 택시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대마초 규제와 연관 지었는데, "자율주행 규제는 대마초 규제처럼 주와 연방마다 규제 방안이 달라 복잡하고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일론 머스크는 일단 이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코인(가상화폐)이었다. 그는 "바이든 정부 시절보다는 당연히 완화될 것이고, 내년까지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규제가 너무 과도했기에 그것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 질문은 한국 관련이었다.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니즈가 큰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에 관해 손재권 대표는 "미국에서 규제를 풀면 한국에도 영향이 크다. 한국은 독자적 규제 방안이 있는데, 기존 코인과 테크 관련 규제가 심한 편이었다. 분명 미국의 규제 방안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인데, "미국은 FDA 승인과 원격 치료 기준 등이 까다로운데, 의료 AI나 AI 이용한 신약 개발 속도가 현재 매우 빠르다. 특히 미국 국민들이 의료 보험에 관해 규제하는 게 많다 보니까 이에 대해 심하게 분노하고 있다. 이러한 시국과 기술 수준이 맞물려 개발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의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이 시국에 진출한다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그는 외려 "한국 정부에서 스타트업을 너무 많이 지원한다"고 주장했다. 서포트(Support)가 아닌 베이비시팅(Babysitting)이라며 강하게 주장했는데, "이러면 절대 기업들이 자생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없다"며 "기업들이 글로벌로 진출하려면 스스로 성장할 방법을 도모해야 한다. 정부도 도움의 적당한 선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재고를 촉구했다.
글/이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