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3열 미니밴 ‘스타게이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카르텐즈(Cartenz)’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신한 이 차량은 기존의 온화한 패밀리카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했다.

현대차는 지난 인도네시아 가이킨도 국제 오토쇼에서 스타게이저 카르텐즈와 카르텐즈 X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22년 첫 선을 보인 지 불과 3년 만에 전면 개편에 나선 것은 동남아시아 미니밴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반영한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디자인 철학의 전환이다. 기존 스타게이저가 보여준 전형적인 원박스 실루엣에서 과감히 탈피해 후드를 115mm 연장했다. 이는 단순한 스타일링 변화를 넘어 미니밴이라는 차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면부다. 기존의 분할형 헤드라이트는 사라지고 날카로운 LED 주간주행등이 마치 맹수의 송곳니처럼 디자인됐다. 현대차 특유의 캐스케이딩 그릴도 한층 커졌다. 특히 크로스오버 버전인 카르텐즈 X는 SUV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낸다.

차체 길이는 4,575~4,610mm로 기존 대비 115mm 늘었지만, 휠베이스는 2,780mm로 동일하게 유지해 실용성을 담보했다. 이는 현대차가 스타일과 기능 사이에서 찾은 절묘한 균형점이라 할 수 있다.

실내 역시 전면적인 재설계를 거쳤다. 대시보드 중앙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계기판이 자연스럽게 통합되면서 완성도 높은 디지털 콕핏을 구현했다. 특히 카르텐즈 X에 적용된 전자식 변속 시스템 ‘쉬프트 바이 와이어’는 주목할 만하다. 물리적 변속 레버를 없애고 센터 콘솔 공간을 확보한 것은 미니밴의 실용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아이디어다.

7인승 기본 구성에 6인승 캡틴시트 옵션까지 제공하는 것은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읽힌다. 통풍시트, 무선충전, 보스 사운드시스템 등 프리미엄 사양까지 갖춘 점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1.5L 자연흡기 엔진(113마력)은 기존과 동일하다. 차체가 커지고 무게가 늘어난 상황에서 파워트레인의 업그레이드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현대차가 최근 강조하는 전동화 전략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 옵션 정도는 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는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이 차량의 국내 도입 가능성이다. 현재 국내 미니밴 시장은 기아 카니발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동생 브랜드와의 경쟁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카르텐즈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카니발과는 다른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 현지 가격은 카르텐즈가 2억 6,990만 루피아(약 2,200만 원)부터 3억 5040만 루피아(약 2,800만 원)까지이며, 카르텐즈 X는 3억 6,190만 루피아(약 2,900만 원)부터 3억 9,190만 루피아(약 3,200만 원)까지 책정됐다. 젊은 패밀리층을 겨냥한 합리적 가격의 미니밴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현대차는 카르텐즈를 중동, 동남아시아 등 여러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 차량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국내 도입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놀랄 만한 완성도를 보여준 카르텐즈. 현대차의 결단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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