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가져가" LH-HUG, 200억 핑퐁에 경영평가 도마위

이화랑 기자 2024. 10.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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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00억원대 지분 매매 계약을 놓고 3년째 시비를 벌이고 있다.

전세보증 사고로 적자가 불어난 HUG는 지분 인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LH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해마다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자산 축소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LH는 2021년부터 출자회사 정리 등 혁신방안 이행과 더불어 재무건전성 회복 차원에서 HUG 지분 매각을 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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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보유한 HUG 지분 엑시트 4번째 불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지분 매각을 시도했으나 네 번째 실패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00억원대 지분 매매 계약을 놓고 3년째 시비를 벌이고 있다. 전세보증 사고로 적자가 불어난 HUG는 지분 인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LH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해마다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자산 축소가 시급한 실정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의 경영평가 제도가 주거안정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의 재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25일 LH에 따르면 지난달 HUG에 공사가 보유한 HUG 지분 1.01%에 대한 매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HUG는 다음날 곧바로 지분 매입이 불가하다는 입장의 공문을 회신했다.

지분 가격은 장부가액 기준 268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시장가액이 이보다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LH는 부채가 약 152조8500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218%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경영평가 등급을 낮게 받을 경우 임직원 성과급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LH는 2021년부터 출자회사 정리 등 혁신방안 이행과 더불어 재무건전성 회복 차원에서 HUG 지분 매각을 타진했다. 하지만 HUG도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이번이 네 번째 거절이다. 2021년에는 올해 하반기까지 해당 지분의 매각을 성사하기로 계획했다.

규정에 따라 제3의 공공기관·공기업 등에 매각이 가능하지만 계획 수립 당시 국토교통부 산하 두 공기업이 협의해 매각하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어 지속해서 협의를 시도하고 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만약 HUG가 지분을 매입하게 되면 자본금 감소로 보증 한도가 줄어든다. 공사 재무건전성이 안정되고 보증 여력이 확보돼야 지분 매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행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HUG는 자기자본 대비 보증금액 비율이 9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 발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HUG 재무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HUG 보증배수는 132.5배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경영평가 LH·HUG '재무건전성' 과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200억원대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HUG는 번번이 거절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경. /사진=LH
HUG는 역대급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3조8598억원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손실을 내고 있다. HUG는 지난 8월 말 기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업으로 2조946억원의 손실을 냈다.

최근에는 반복해서 보증사고를 일으키는 악성 임대인을 대신해 전세 피해자에게 '대위변제금' 명목의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면서 재정 사정이 더 악화됐다. '든든전세사업' 등 비아파트 공급대책 일환으로 맡은 신규사업도 부담이다.

HUG 관계자는 "지분 취득은 재무 여건이 회복된 후에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0억원 규모를 현금 지불해야 하는데 매입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의 연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부채비율을 줄이도록 지속해서 압박받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공공주택 건설사업과 전세보증사업 등 주택공기업이 영위하는 사업들은 부채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정부는 부채를 줄이도록 하면서 예산 지원을 확대하지 않고 있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보상 등 비용을 '선투자 후회수' 하는 구조이다 보니 부채비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통상 회수 시점에 부채가 감소하는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H 관계자는 "자산 매각 기조를 앞으로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지속해서 HUG와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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