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배 가격차 짝퉁 논란, 룰루레몬이 코스트코를 고소한 이유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이 미국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를 상대로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6월 25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동안 묵인해왔던 '듀프' 열풍에 드디어 칼을 뺀 배경을 살펴봤다.

▶▶ 118달러가 8달러로, 가격 차이 15배

룰루레몬이 문제 삼고 있는 제품은 자사의 대표작들이다. 118달러에 판매되는 스쿠버 후디가 코스트코에서는 8달러에, 128달러짜리 디파인 재킷은 22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 차이가 무려 10분의 1 수준이다.

소송장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스쿠버 후디, 디파인 집업 재킷, ABC 팬츠 등 최소 6개 제품의 디자인을 코스트코가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코스트코 제품을 룰루레몬 정품으로 오인할 수 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SNS 인플루언서들의 적극적 홍보가 도화선

인스타그램에서 '#LululemonDupes'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코스트코와 아마존의 룰루레몬 유사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진짜 룰루레몬과 거의 똑같다'며 링크를 공유하고 있어 브랜드 혼동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듀프 시장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고가 브랜드의 저렴한 대체재를 찾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룰루레몬의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 브랜드 보호 차원의 불가피한 선택

룰루레몬 대변인은 "연구개발과 디자인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혁신 중심 기업으로서 지식재산권 보호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룰루레몬은 2024년 11월 코스트코에 침해 사실을 통보했고, 일부 제품이 철수됐지만 이후에도 유사 상품이 재판매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회사 측은 이번 소송을 통해 미정액의 손해배상금과 분쟁 제품의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캘빈클라인, 펠로톤과의 유사 디자인 분쟁에서 모두 승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듀프 시장과 정품 브랜드의 새로운 갈등 양상

이번 사건은 단순한 모방품 논란을 넘어 듀프 문화와 브랜드 보호 사이의 새로운 갈등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합리적 가격의 유사품을 선호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수년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와 디자인 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특히 코스트코가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 시그니처'를 통해 인기 브랜드의 OEM 제조사를 활용해 출처를 모호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향후 법정 공방이 주목된다.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듀프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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