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CEO “美 전기차 시장 침체, 문제는 전기차가 아니라 ‘좋은 차’ 부족”

미국 전기차 시장이 몇 년간의 고속 성장세를 마감하고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비안 창업자 겸 CEO RJ 스캐린지(R.J. Scaringe)는 최근 인터뷰에서 “문제는 전기차 자체가 아니라 매력적인 제품의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스캐린지 CEO는 “현재 미국에서 5만 달러(약 6,600만 원) 이하 가격대에서 살 만한 전기차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사실상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도 언급되지만,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기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 판매는 2023년 46% 성장했으나, 2024년에는 7% 증가에 그치며 1.3백만 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신차 판매 비중도 약 8%에 머물러, 대중화에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스캐린지는 “많은 소비자들이 SUV, 미니밴, 해치백 같은 다양한 형태를 원하지만 선택지가 거의 없다”며, 결국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마지못해 타협하거나 기존 차종을 고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제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가 정체된 것일 뿐, 전기차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쟁력 있는 모델이 늘어야 진정한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비안은 2026년 첫 5만 달러 이하 전기 SUV인 R2 크로스오버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스캐린지는 “리비안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델 Y, R2뿐 아니라 3~10개 이상의 훌륭한 선택지가 있어야 전체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 완화가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미국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경쟁 공백이 리비안과 테슬라 같은 순수 전기차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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