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휙’ 한 번에 연인 찾더니...데이팅앱이 오히려 결혼 줄인다는데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2026. 2. 1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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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한 번의 ‘스와이프’로 인연을 고를 수 있게 된 시대, 데이팅 앱이 결혼 시장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을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준 기술이 오히려 결혼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추는 역설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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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니얼 에르쇼프 UCL(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경영대학원 교수 등이 미국국립경제연구소(NBER) 워킹페이퍼 시리즈에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팅 사용률이 1% 증가할 때 혼인율은 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전역 수백 개 데이팅 웹사이트와 앱의 사용 데이터, 카운티별 혼인율·이혼율 등을 비교 분석했다. 조사 대상 이용자 수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

흥미로운 건 시기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는 점이다. 매치닷컴, e하모니 등 웹사이트 중심이던 ‘데스크톱 시대’(2002~2013년)에는 온라인 데이팅 사용률이 1% 늘 때 이혼율이 0.5% 증가했다. 반면 틴더, 범블 같은 앱이 대세가 된 ‘모바일 시대’(2017~2023년)에는 사용률이 1% 늘면 혼인율은 0.4%, 이혼율은 0.33% 감소했다. 겉으로 보면 이혼이 줄어든 듯 보이지만, 결혼 자체가 덜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혼도 줄어드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연구진은 ‘저품질 정보’와 ‘선택 과부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거 웹사이트는 장문의 설문과 세밀한 프로필 작성을 요구해 성향·가치관 중심의 매칭을 지향했다. 반면 모바일 앱은 사진과 짧은 자기소개 위주다. 얼굴을 중심으로 한 빠른 선택이 반복되면서 매칭은 쉬워졌지만 실제 궁합은 맞지 않는 ‘미스매칭’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요인은 ‘탐색 비용’의 급격한 감소다. 예전에는 소개를 받거나 모임에 나가야 했지만, 이제는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새로운 후보가 등장한다. 마음에 조금이라도 걸리는 부분이 생기면 관계를 다듬기보다 다시 스와이프를 선택하기 쉬워진다. 연구진은 “참여자 수 증가와 탐색 비용 감소가 더 많은 매칭을 만들었지만, 진지한 관계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사라 오코너 칼럼니스트도 “더 나은 상대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유인이 계속 작동한다”며 “짝 찾기가 온라인 쇼핑처럼 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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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앱 틴더가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 앱 글램·위피 등이 뒤따르고 있다. 작동 방식은 대부분 비슷하다. 사진을 보고 스와이프하고 채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와 달리 결혼정보회사들은 ‘정밀 매칭’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신원 인증, 소득·학력 검증, 가치관 분석 등을 통해 결혼 가능성이 높은 상대를 연결해준다는 전략이다. 한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앱이 자율성에 기반한다면 우리는 매니저가 배정돼 프로필 전달부터 피드백까지 관리한다”며 “성혼 확률을 높이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데이팅 앱 업체도 ‘연애를 넘어 결혼’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데이팅 앱 ‘글램’을 운영하는 큐피스트는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 매칭 전문 국제결혼 서비스 ‘트웨니스 도쿄’를 별도로 운영하며, 교류 이벤트·한국어 튜터링·비자 정보 제공 등을 묶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단순 매칭을 넘어 관계 성사까지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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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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