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란’ 정성일 “‘더 글로리’ 후 새로운 모습 고민했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4. 10. 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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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6개월 공부, 더빙 같다는 반응에 뿌듯”
“강동원과 액션 호흡 좋아, 이젠 좋은 친구”
정성일이 ‘전,란’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정성일(45)이 넷플릭스에서 또 한 번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최초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전,란’은 박찬욱 감독과 신영 작가가 각본을 쓰고, ‘심야의 FM’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강동원 박정민 김신록 차승원 등이 출연했다. 정성일은 조선 땅을 침략한 일본군 선봉장 겐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정성일은 ‘전,란’ 공개 소감을 묻자 “공개돼서 기분이 좋다. 지방에서 재미있게 찍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라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집에서도 다시 보면서 재미있는 부분을 많이 찾았다. 주변 반응도 좋았다. 다행히 제가 원했던 대로 절 처음에 몰라봤다는 반응이라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하도영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정성일은 이후 작품 선택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 글로리’ 끝나고 작품 고르는 게 신중했다. 작품이 너무 잘 됐고 캐릭터가 가진 힘이 세서 비슷한 류의 대본이 너무 많이 왔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그런 것이 많이 와서 고사했다. 이러다가 내 이름이 하도영이 될 것 같아서 내가 새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했다. 대표님과 이야기해서 시간이 오래 걸려도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걸 찾아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란’ 작품을 받자마자 사극이고 역할도 다른 나라 사람이라 저에겐 좋은 역할이었다. ‘더 글로리’ 지우겠다는 건 아니겠지만 다른 스펙트럼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대본의 힘도 있었고 같이 하는 배우들도 좋았고 겐신이란 역할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정성일이 ‘전,란’에서 일본어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정성일은 왜군 역할을 위해 6개월 동안 일본어를 배우며 몰입해갔다.

그는 “처음에 일본어 준비를 했다. 영화 제작팀에서 ‘아가씨’ 때 일어를 가르쳐 준 교수님을 소개해줬다. 대본만 외우기엔 뉘앙스를 모르니까 처음에는 히라가나부터 배웠다. 감정을 전달하고 싶어서 초등학생처럼 기초 발음부터 했다. 일본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 실생활에서 쓸 수 없는 고어라 일본 사람들도 잘 모르더라. 그런데 영화를 본 분들이 진짜 일본 사람 같다고, 자연스럽다고 해줘서 다행”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일본 왜군이고 넷플릭스라 일본에서도 공개되니까 일본 사람들이 봐도 일본 배우인가 싶을 정도로 하고 싶었다. 일본 선생님이 한국 사람들이 들으면 괜찮지만, 일본 사람이 들으면 오류가 있는 것도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발음이나 장단음도 디테일하게 배웠다. 한국 사람이 잘 못 내는 발음에 대해서도 긴 시간 연습했다. 일본어를 더빙한 줄 알았다고 하는 반응에 기분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검술 액션은 과거 영화 ‘쌍화점’을 촬영하면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됐단다.

그는 “‘쌍화점’ 때 긴 시간 훈련했다. 운동을 좋아해 재밌기도 했지만, 정말 혹독하게 준비했다. 몸으로 체득한 건 쉽게 안 잊히는 것 같다. 이번에 또 될까 싶었는데 되더라. 그때 배운 게 도움이 됐다. 이번에는 검 두개를 들고 해야 하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액션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액션 보다는 일본어가 정말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박정민은 검술 액션 촬영 중 정성일을 두 동강 낼 뻔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정성일은 “박정민이 미안해하고 또 때리더라”고 장난스럽게 말한 뒤 “박정민이 힘이 좋더라. 몰입력이 대단하더라. 그렇게 하면 상대방도 잘 몰입할 수 있다. 맞았을 때는 놀랐다. 아프기보다 ‘퍽’ 대포 소리가 나서 놀랐다. 다행히 다치지 않고 잘 찍었다. 그때 많이 웃었다”고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정성일이 ‘전,란’에서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전,란’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서는 “저도 처음에 듣고 ‘이 사람들이 다 모인다고?’ 싶었고, 내가 거기에 있어도 되나 싶었다. 제작도 박찬욱 감독님에 김상만 감독님이 연출을 맡으셔서 뭔가 내가 들어가도 됐나 싶은 느낌이 들더라. 너무 좋은 배우들이고 어제도 GV 끝나고 제작사 대표님이 찍어주신 사진을 보는데, 강동원 박찬욱 감독님과 제가 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나더라. 가보로 남겨둬야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강동원에 대해서는 “처음엔 ‘연예인이다’ 할 정도로 너무 먼 상대였다. 모르는 사람이고 또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해서 걱정을 하긴 했다. 강동원도 낯을 좀 가리더라. 근데 또 생각보다 금방 친해졌다. 지방을 돌아다니며 촬영을 하다 보니까 같이 밥 먹고 맛있는 거 찾아다니곤 했다. 동원이도 골프에 빠져 있고 저도 골프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고 함께 골프도 치면서 친해졌다”며 친분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강동원과 액션 합에 대해 “강동원이 너무 잘하다 보니 서로 빨리빨리 해나갈 수 있었다. 현장 상황에 따라 발새하는 변수를 빨리 캐치하고 변형해서 저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서 힘든 점은 아예 없었다. 너무 잘 맞고 인간적으로도 잘 맞아서 좋은 친구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전,란’ 촬영은 즐거웠지만, 정성일은 당분간 사극은 피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처음에 갑옷을 입었는데 무겁더라. 내가 이걸 입고 칼싸움을 할 수 있나 싶더라. 제작진이 무게를 줄여주기 위해 이후 가볍게 만들어줬지만 투구에 갑옷까지 입으니까 정말 무겁더라. 향후 5년 동안은 갑옷은 입지 않을 것 같다. 총 무게가 15kg 정도될 것 같다. 수염 분장도 힘들더라. 사극이 재미있긴 하지만, 불편함도 많더라. ‘전,란’에서 사극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제가 더 할 게 있을까 싶다”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계속해서 “20대 때는 저도 멋있는 것만 하고 싶고 주인공만 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벽을 느꼈다. 멋있는 것만 하면, 나보다 멋진 사람이 많으니까 내 배우 생명이 짧아질 것 같더라. 그래서 망가지는 걸 일부러 찾아서 하기도 하고 했다. 저는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일까 싶고 다양한 모습의 범위를 넓히며 연기하고 싶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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