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광고로 무명 벗어났는데.. 8살 아들 백혈병으로 잃고 20년째 봉사중인 배우

어릴 적 맥도날드 광고 속에서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던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

많은 이들이 ‘햄버거 아저씨’라고 기억하지만, 그 배우의 이름은 김명국이다.

198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고 연예계에 들어선 그는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자였다.

사극에선 장군을, 드라마에선 형사와 조폭을 자주 연기했지만, 어느 배역이든 김명국은 진심으로 그 안에 스며들었다.

얼굴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만, 이름을 알리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IMF 시절,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그는 생활을 위해 막노동을 하며 연극 무대를 지켰다.

기술이 없어 가장 아래서 시작했고, 시멘트를 나르다 피부염을 얻기도 했다.

하루라도 쉬고 싶었지만, 아내는 “가장이니까 나가야 한다”며 일터로 내몰았다.

그러던 중 찾아온 작은 기회. 2000년, 맥도날드 CF에 출연하게 된 그는 특유의 따뜻한 이미지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를 ‘햄버거 아저씨’라 불렀고, 드디어 긴 무명 생활 끝에 밝은 길이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광고가 나간 지 두 달쯤 지나, 김명국의 첫째 아들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

진단명은 급성 림프성 백혈병.아이의 병세는 빠르게 악화됐고, 투병은 무려 5년 넘게 이어졌다.

아이의 일기장에는 ‘안 아프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고, 김명국은 “어린이집 가고 싶다, 바다 보고 싶다”는 아이의 소망을 지켜줄 수 없었다.

결국 2005년 5월, 아들은 여덟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화장 전, 아이가 가장 좋아하던 옷을 입혀 인천 앞바다에 뿌렸다고 전한다.

“아이에게 수의 대신, 제일 좋아하던 옷을 입혀주고 싶었다. 그게 아이에게 보내는 마지막 소풍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떠나보낸 후에도 김명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슬픔을 안고, 남겨진 삶에서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아이의 투병 시절, 기증자를 찾지 못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지 못했다는 경험은 삶을 바꿔놓았다.

그해부터 그는 아내와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직접 거리로 나가 조혈모세포 기증의 중요성을 알린다.

“이건 아들이 아버지에게 맡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이 운동은 내게 남은 평생의 사명이다.”

김명국은 지금도 다양한 드라마와 연극 무대에 서며, 또 다른 병상 위의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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