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판매 전문사', 올해도 요원…판매수수료 개편안 후순위로 밀리나

올해 안에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엄' / 사진=박준한 기자

보험대리점(GA) 업계가 추진 중인 '보험판매 전문회사' 제도 도입 시기가 올해를 넘길 전망이다. 관련 법안 발의로 당초 금융당국 및 보험 업계 등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연내 제도 도입의 가능성을 높였으나, 당국이 설계사 판매수수료 개편안의 정착을 우선순위에 두며 사실상 결정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9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이달 초 개편안을 확정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의 안착 정도에 따라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 관련 개편 논의를 진행하기로 잠정 확정했다. 당국은 판매수수료 개편을 위해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 이달 중 규정변경예고를 거쳐 3분기 중 개정을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그렸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완료 이후인) 3분기 이후에나 구체적인 구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판매수수료 개편안이 제대로 연착륙됐을 때 이야기"라며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험판매 전문회사 제도는 GA가 보험사 계약 체결 대리 수준을 넘어 독립적인 법적 지위를 가진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사와 유사한 책임성과 협상력을 얻게 된다. 따라서 GA 소속 설계사는 보험 상품 판매는 물론, 계약 유지·관리, 보험금 청구 대행 등까지 관장해 금융 컨설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험 상품 개발, 판매, 자산운용 등 종합적인 업무를 하지만, 보험판매 전문회사는 오직 보험 판매만 전담해 차이가 있다"며 "보험판매 전문회사는 오직 판매수수료에 기반한 수익구조라 (전문회사 제도) 도입에 앞서 판매수수료의 안착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보험GA협회는 올해 하반기 최우선 추진 과제로 보험판매 전문회사 입법화를 꼽으며 제도 도입을 앞당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험GA협회 관계자는 "사회적 인지도 및 소비자 평판이 향상되고 책임경영과 고객중심 경영으로 전환을 모색해 GA의 위상을 재정립할 것"이라며 "보험판매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보험GA협회는 올해 제도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새 정부가 시작된 만큼 기존에 추진하던 법안 발의부터 우선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판매수수료 개편과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은 별개의 사안이므로 연관짓는 것은 아니"라며 "내부통제, 관리를 위한 장치 등 GA에도 입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방향성과 위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 등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험판매 전문회사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08년과 2015년 국회에서 제도 도입과 관련해 '보험업법' 일부 개정을 추진했으나 GA의 규모가 적어 업계 내 영향력이 낮아지자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보험사의 신계약 매출 가운데 GA의 비중이 손해보험에서 60%, 생명보험에서 50% 이상으로 판매채널에서의 위상이 높아지자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힘을 받았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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