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 제품은 이제 단순한 기계의 영역을 넘어 사용자의 숨결을 읽고 공간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유기체로 변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AI(인공지능) 홈 연구 거점 ‘씽큐 리얼’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AI 홈의 미래를 현실화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이번 리뉴얼은 공간 보수를 넘어 실제 주거 환경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생활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목적이다. AI 기술로 치환해 자사 제품에 즉각 반영하는 ‘데이터 선순환 기지’ 역할을 맡는다.
LG사이언스파크에 완성한 홈 리얼리즘
LG전자가 씽큐 리얼을 개·보수하며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현실과의 오차 제로다. 100㎡ 규모의 공간을 국민주택 규격인 30평대 아파트로 재구성하면서 거실과 주방, 침실 등을 실제 가정과 똑같이 꾸몄다.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벽면 내부의 배선 구조와 조명 설계, 마감재까지 실제 아파트 시공 방식을 그때로 따랐다. 인위적인 실험실 환경에서는 절대 파악할 수 없는 미세한 생활 패턴과 변수를 데이터화하기 위해서다. LG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사용자의 공간별 움직임과 가전 사용 동선을 정밀하게 분석해 확보한 데이터로 AI를 고도화한다.
LG전자 홈 스마트 유기체의 두뇌는 생성형 AI 허브인 ‘씽큐 온’이다. AI가 과거 정해진 명령에만 반응했다면 씽큐 온은 사용자의 일상 언어 속에 담긴 맥락을 파악하고 생활 패턴을 스스로 학습·예측한다.
집안 곳곳에 배치한 수십개의 AI 가전과 IoT 기기, 센서 등은 씽큐 온과 24시간 실시간 대화를 나누며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태다. 연구진은 사용자 패턴을 고려한 다양한 자동화 시나리오를 실증해 검증이 끝난 솔루션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어지게 한다.
사용자가 인지하기도 전에 AI가 먼저 움직여 최적의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제로 컨택트 라이프’가 마곡에서 완성되는 셈이다.

마곡, 1만명 R&D 인력 집합소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집결한 1만여명의 R&D(연구개발) 인력은 사업부간 경계에서 벗어나 협업하는 구조로 씽큐 리얼의 기술적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가전에서 얻은 데이터를 모빌리티 등으로 확장해 집에서의 경험이 자동차와 사무실로 이어지는 거대한 AI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또 씽큐 리얼은 기술 실증을 넘어 건설사나 인테리어 업체, 이동통신사 등 B2B 파트너를 위한 전략적 쇼룸 역할도 한다. 파트너사들은 LG전자가 구현한 AI 홈의 유용성 및 확장성을 체험하며 미래 주거 비즈니스의 청사진을 함께 그린다.
정기현 LG전자 HS플랫폼센터 부사장은 “씽큐 리얼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홈 솔루션을 빠르게 고도화해 사용자에 더욱 편리한 일상을 제공할 것”이라며 “LG전자의 AI 솔루션이 인간의 삶에 녹아들어 지능형 유기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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