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변심..'우크라 휴전' 꺼내고 서방과 연쇄회담

손일선 2022. 9. 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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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뉴욕 유엔총회 참석
우크라 "급선무는 휴전"
호주·독일과도 잇단 회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중국이 유엔 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휴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강조했다. 또 미국, 호주, 독일 등 관계가 껄끄러운 서방국가들과 잇달아 외교장관회담을 열며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행보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대만해협 위기 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중국이 우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22일(현지시간)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아나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 2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을 했다.

왕이 부장은 호주 외무장관에게 양국 관계의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호주 측과 이견을 적절하게 해결하고,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호주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독일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양국은 근본 이익의 충돌이 없기에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를 증진해야 한다"며 "양국 간 전방위 전략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심화하고, 독일 측과 함께 대국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다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이 부장은 블링컨 장관과도 회담을 하고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강조한 반면, 중국은 미국이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 차는 좁히지 못했지만 두 장관은 미·중 간 열린 소통라인을 유지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적인 궤도로 되돌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부장이 이처럼 서방국가 장관들과 잇달아 회동에 나선 것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부정적인 평가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왕이 부장은 22일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담을 하고 적극적인 중국 역할론을 피력했다. 왕이 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수수방관하거나 불에 기름을 붓지 않고, 우리의 방식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급선무는 휴전"이라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도 잇달아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한 회담에서 "올해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중국과 우크라이나 관계가 더 발전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휴전을 위한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해 휴전을 끌어낸다면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이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보다 우호적인 여론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 소식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내리는 등 전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중국이 갑자기 휴전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낸 것은 중국 지도부가 이번 전쟁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앞두고 중국이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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