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 모델을 전동화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며, 럭셔리 브랜드로서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전략 아래 최근 가장 주목받는 모델이 바로 ‘GV90’이다. GV80보다 더 크고, 더 고급스러운 대형 SUV로 포지셔닝될 GV90은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플래그십 전기 SUV가 될 가능성이 높다.

GV90의 핵심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미 아이오닉 5, GV60 등에서 검증한 E-GMP 기반의 개선형 구조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구조적으로 엔진과 배기시스템, 연료탱크를 수용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시장, 특히 북미나 중동 등에서는 아직 대형 SUV에 대한 내연기관 수요가 있다. 이 때문에 ‘GV90도 혹시 가솔린이나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추측이 있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팰리세이드나 텔루라이드 같은 기존 ICE 플랫폼 SUV와는 다르게, GV90은 브랜드의 전동화 전환을 상징하는 모델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대도 고급 전기 SUV에 맞춰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1억 2천만 원에서 1억 5천만 원대의 가격이 예상되며, 이는 BMW iX, 벤츠 EQS SUV, 볼보 EX90 등과 경쟁하기 위한 포지션이다. 111kWh 이상의 대용량 배터리, 듀얼 모터 기반 500마력 수준의 출력을 갖춘 사양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고, 충전도 800V 초급속 시스템을 통해 20분 만에 80%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으로는 ‘조용하고 세련된 전기 SUV’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크기와 성능뿐 아니라 OTA 기능, 프리미엄 사운드, 스마트 인테리어, V2L과 V2G 등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기술들이 탑재될 예정이다. 기존 GV80이 감성 중심의 ICE SUV였다면, GV90은 기술 중심의 전기 SUV라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제네시스는 2026년부터 출시되는 신차는 모두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V90의 등장은 그 전략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내연기관의 마지막 흔적을 지우는 선언적 모델이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조차 허용하지 않는 이 과감한 행보는, 제네시스가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