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월세 지옥 막겠다”…청년 주거 공약으로 부동산 공세 강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청년 주거 공약을 발표하며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부동산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정책 발표와 동시에 과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거론하며 선거 쟁점을 ‘주거 문제’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를 찾아 ▷청년 월세 보증금 지원 인원 4만2000명으로 확대 및 지원 기간 12개월 연장 ▷결혼·출산을 준비하는 청년을 위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연 4000호 공급 ▷대학 신입생 대상 ‘서울형 새싹원룸’ 1만실 공급과 최대 3000만원 보증금 무이자 지원 등 구체적인 주거 지원책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중위소득 50%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시세의 10~30% 수준 임대료로 거주 가능한 ‘디딤돌 청년주택’ 2000호 제공 ▷전세보증금 100% 보장을 원칙으로 하는 코리빙하우스 5000호 공급 ▷대학가 임대료 동결을 유도하는 ‘청년 동행 임대인’ 제도 도입 및 관련 비용 지원 등도 약속했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공급 확대를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후보는 공약 발표 직후 SNS를 통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세금과 규제로 시장을 이겨보겠다는 오만한 접근이 결국 시장을 왜곡했고, 그 부담은 ‘월세 지옥’이라는 형태로 청년들에게 전가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와 정원오 후보를 동시에 겨냥하며 “과거 정책 실패를 답습하는 수준을 넘어 더 직접적인 시장 개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더 심각한 부동산 왜곡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선거 구도를 ‘공급 확대 대 규제 중심 정책’의 대립으로 설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당 지도부와의 미묘한 거리감도 드러냈다. 오 후보는 장동혁 대표의 지원 행보와 관련해 “도와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내 노선 갈등 속에서 중앙당과 일정 부분 선을 긋고 독자적인 선거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오 후보가 청년 주거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부동산 정책 실패 프레임을 강화하며 선거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청년층 표심이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만큼, 향후 주거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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