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불황 파고' 넘는 오리온의 항해술…'글로벌 영토 확장'에 답이 있다

내수 부진·원가 압박 이중고…중국·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법인 견고한 성장으로 돌파
[오리온 이승준 대표 / 이포커스PG]

[이포커스] 2025년 상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퍼펙트 스톰' 속에서 오리온이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결기준 매출 1조 5789억 원(전년 동기 대비 7.6%↑), 영업이익 2528억 원(2.4%↑)이라는 숫자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오리온의 저력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실적은 '안방'인 한국 시장의 부진을 '해외 영토 확장'으로 완벽하게 상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오리온의 성장 서사가 더 이상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음을 증명한 셈이다.

16일 오리온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해외 법인이다. 각기 다른 시장 환경 속에서도 유연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견고한 성장세를 구축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러시아다. 48.6%라는 경이적인 매출 성장은 현지 시장에서 오리온의 브랜드 파워가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준다. 120%를 넘어서는 공장 가동률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행복한 비명을 대변한다. 주력 제품인 초코파이가 카카오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유통 채널 확대와 신규 거래처 확보라는 '영업의 정석'으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중국 법인은 춘절 효과가 없었음에도 5.1%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간식점'이라는 신흥 채널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전통적인 유통망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채널을 다각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원가 부담과 시장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이는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베트남 역시 '뗏(설)' 명절 특수 없이 6.6% 성장하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특히 쌀과자, 생감자칩 등 기존 주력 제품의 성장과 더불어 참붕어빵, 왕꿈틀이 등 신제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수출이 메운 '내수의 부진'…한국 법인의 과제


한국 법인의 성적표는 겉보기와 달리 복합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매출액은 4.4% 증가했다. 다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내수 판매는 3.2% 성장에 그친 반면 해외 수출액이 11.6%나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국내 소비 시장의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하는 동시에 '꼬북칩'을 필두로 한 오리온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양면적인 결과다. 결국 한국 법인의 성장은 '내수'가 아닌 '수출'에 기댄 '반쪽짜리 성장'인 셈이다. 하반기 가성비 제품 강화와 저당 라인업 확대 등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 '위기 속 기회'를 보다


오리온은 눈앞의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예고했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성장통'으로 여기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우선 생산 능력 확충이다. 4600억 원이 투입되는 진천 통합센터 착공, 베트남 제3공장 건설 및 쌀과자·캔디 라인 증설, 러시아 후레쉬파이 라인 구축 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다음은 신시장 개척이다. 베트남의 아침 대용식 베이커리 시장 공략, 저당 제품군 글로벌 확대 등은 기존 스낵 시장을 넘어 새로운 카테고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이어 R&D 혁신이다. 상반기에만 50개가 넘는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오리온의 핵심 경쟁력이 R&D에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건강' 트렌드에 맞춘 제품 개발은 미래 소비층을 공략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2025년 상반기 오리온의 실적은 '잘 구축된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을 얼마나 높여주는가'에 대한 모범 답안과 같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공통된 악재 속에서도 각 법인은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했으며 본사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내수 시장의 활성화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강력한 해외 성장 모멘텀과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가 계속되는 한 'K-스낵'을 넘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향하는 오리온의 항해는 순조롭게 이어질 전망이다.

#오리온실적

이포커스=곽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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