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만 15m,
정2품 벼슬까지 받은 명품 소나무
'정이품송'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법주사로 향하는 길 한가운데에는 특별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정이품송’으로 불리는 이 나무는 수령 약 60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속리산을 상징하는 존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이품송은 높이 약 15m, 가슴둘레 4.5m에 이르는 대형 소나무다. 가지 길이도 동쪽 10.3m, 서쪽 9.6m, 북쪽 10m에 달하며, 전체 면적은 1,158.3㎡에 이른다. 규모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이 나무는 조선 시대 벼슬 품계인 ‘정2품’을 받은 특별한 사연을 지녔다.

이름의 유래는 세조 10년(1464)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조가 법주사로 행차하던 중 가마가 이 소나무 아래를 지나게 되었는데, 아래로 처진 가지가 가마에 걸릴 상황이 되었다.
왕이 “가마가 걸린다”고 하자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길을 열어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또 세조가 이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세조는 이 소나무의 충정을 기리기 위해 정2품, 오늘날로 치면 장관급에 해당하는 벼슬을 내렸고, 이후 ‘정이품송’이라 불리게 됐다.

600년 세월 동안 정이품송은 여러 재해를 겪었다. 1980년대 초에는 솔잎혹파리 피해가 심각해 대규모 방충망을 설치하는 등 보호 조치가 이루어졌다. 1993년에는 강풍으로 서쪽 큰 가지가 부러지며 수형이 일부 손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균형 잡힌 모습과 당당한 위용을 유지하고 있다.
원래 삿갓이나 우산을 펼친 듯 단정한 형태로 유명했던 이 소나무는 생물학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적 상징성 또한 크다. 왕과 관련된 전설을 품고 있다는 점, 오랜 세월을 버텨낸 생명력, 그리고 지역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법주사로 향하는 길에서 마주하게 되는 정이품송은 역사적 상징을 함께 간직한 존재다.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왜 이 나무가 오랫동안 지역의 상징으로 불려왔는지 실감이 날 정도다.
- 주소: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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