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 은퇴] '인천서 마무리' 정혁, "후회 없이, 마음 가볍게 떠나요"

박지원 기자 2022. 10. 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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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더 이상 후회는 없다. 마음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 같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6일 오후 5시 4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파이널A 4라운드)를 앞두고 정혁(36)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미드필더 정혁은 인천에서 프로 데뷔를 알렸다. 2009년 입단하여 데뷔 시즌부터 기회를 잡았고, 팀과 함께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고 2012년까지 4시즌 간 83경기를 밟아 8골 8도움을 기록했다. 중원에서 헌신적인 플레이와 더불어 좋은 킥력으로 세트피스를 전담해서 맡았다.

둘은 한 차례 결별했다. 정혁은 2012시즌 종료 후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2021년 여름까지 103경기 10골 7도움을 올렸다. 도중 안산경찰청 입대(2015-16·42경기 3골 3도움), 경남FC 임대(2020 후반기·17경기 2골)를 제외하고 전북에서만 8시즌을 보냈다.

그러고 지난해 여름, 정혁은 '친정팀' 인천과 재회했다. 상징적인 선수의 복귀에 인천 팬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고, 정혁은 14경기를 뛰며 팀의 조기 잔류에 힘을 실었다. 올 시즌엔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으나,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하며 고참으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그런 정혁이 2022시즌을 끝으로 현역을 은퇴한다. K리그 14년차, 260차례 넘는 경기로 감동을 선사했던 그가 축구화를 벗기로 결심했다. 정혁의 프로축구 인생 '시작과 끝'은 인천에서 막을 내리게 됐다.

[이하 정혁 은퇴 기자회견]

Q. 은퇴 소감

A. "처음 데뷔한 인천에서 마무리까지 하게 되어 영광이다. 숭의에서 이천수 선배님 다음으로 7년 만에 은퇴식을 연다고 들었다. 은퇴식을 할 수 있어 영광이고, 감사를 전한다."

Q. 결심 이유

A. "인천이 작년에 조기 잔류했고, 올해 파이널A에 왔기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떠나 있을 때 마음이 아팠는데, 좋은 위치에 있고 안정기에 있게 됐다. 난 2009년 플레이오프 경험을 쌓았고, 후배들은 파이널A 경험을 쌓게 됐기에 더 이상 후회는 없다. 마음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 같다."

Q. 김광석(39), 김창수(37), 강민수(36, 2월생)

A. "형들은 올해 분명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작년에 고참들이 와서 자리를 잘 잡았고, 신구 조화를 통해 팀이 단단한 걸 느꼈다. 형들은 나와 포지션이 다르기도 하고, 올 시즌 미드필더에 좋은 선수들도 왔다. 지금처럼 형들이 팀을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Q. 기억에 남는 경기, 바꾸고 싶은 순간

A. "문학경기장에서의 데뷔전, 데뷔골이다. 항상 꿈꿔왔던 곳에서 데뷔할 수 있었고, 0-1 지고 있던 후반에 들어가서 코너킥으로 득점했다. 이후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던 첫해의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2009년 플레이오프 승부차기 실축을 바꾸고 싶다. 어린 나이였는데, 페트코비치 감독님이 큰 경기에서 날 믿어주고, 기용해줬다. 지금은 쉽게 넣을 것 같다.(웃음) 다만, 그 경기로 성장하게 됐고, 좋은 활약을 펼칠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숭의 개장 첫 경기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선배들이 만들어준 경기장에서 뛸 수 있음에 감사했다. 인천을 떠나기 전인 2012년 마지막 경기에서 골 넣었던 기억도 난다."

Q. 주변 반응

A. "아내는 날 늘 응원해주고 존중해줬다. 나 때문에 경력 단절이 돼서 많이 미안했다. 그래도 박수받을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주변에서 '더 해라, 더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축복받을 수 있을 때 떠나는 것도 중요하다. 난 역량에 비해 많은 경험을 했다. 올해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말이 많아지는 걸 보니 '은퇴할 때가 됐구나'라고 느꼈다."

Q. 인천과 전북

A. "인천에서 99경기(포항전에서 100경기 달성)를 뛰었다. 인천과 전북은 아버지와 어머니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인천에서는 성장했고, 전북에서는 결과와 경험을 느꼈다. 다만, 인천에서 시작한 것에 감사했기에 꼭 돌아오고자 했다. 두 팀에 감사한 마음이 너무 크다. 2개의 팀에서 은퇴식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들었다. 난 선수 시절 대표급이 아니었는데,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이런 자리까지 오게 됐다."

Q. 파트너

A. "선수로서 행복했고, 감사했다. 파트너들이 좋았다. 김상록 코치님, 노종건 선생님, 카파제 우즈벡 U-23 감독이 있었다. 그리고 (김) 남일이 형, 김정우 코치님, 김상식 감독님, 이재성, 손준호, 김보경 등 MVP급 미드필더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너무나도 행복하게 미드필더를 본 것 같다. 올 시즌에는 (이) 명주가 왔는데, 발맞출 기회가 없어서 아쉽긴 하다. 오늘 나 때문인지 몰라도 부상에서 복귀했더라. ACL 출전권을 선물로 안겨주면 더 이상 아쉬울 게 없을 것 같다."

Q. 선수 정혁

A. "맞춤형 미드필더인 것 같다. 어떤 감독님이든 원하는 축구에 맞추려고 했고, 그것이 훌륭한 선수라고 본다. 팀의 플레이에 녹아들고, 감독님이 부여한 역할을 맞추려는 선수다. 그래서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던 것 같다."

Q. 떡 선물

A. "항상 받기만 했다. 아내가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뒤에서 잘 준비해줬다. 많이 준비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Q. 인천 100경기

A. "몸상태가 괜찮았기에 기대는 하고 있었다. 현재 인천 소속으로 99경기를 뛰었다. 후반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하게 잘 마무리하고 싶다."

Q. 2막 인생

A. "송도로 이사 왔고, 아이가 잘 크고 있다. 인천에서 자리를 잡을 것 같긴 한데,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다. 지도자 공부를 하고 싶기도 하고, 축구 행정도 관심이 있다. 축구 삶을 이어가고 싶다.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다."

Q. 인천 팬

A. "돌아왔을 때, 정말 너무나도 따뜻하게 환영해줬다. 작년에 조기 잔류로 보답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올 시즌 경기장 안팎으로 많은 애정을 보내주고, 걱정도 해줬다. 이렇게 좋은 순간 은퇴식을 할 수 있어 팬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항상 인천을 응원하는 정혁이 되겠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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