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은행원' 똑똑한 자산관리… 생성형AI 혁신금융 이끈다

이남의 기자 2024. 10. 8.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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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 2024] 공동 생성형AI 플랫폼 구축… 내부통제 고도화 작업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대전환,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선언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한국의 강국 도약 선포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필요 시 AI 기술 지원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권은 정부의 AI 총력전 선포에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에 나서고 있다. AI를 활용한 혁신 금융 플랫폼을 출시하고 금융서비스를 개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 머니S는 'AI 산업, 5.0시대'를 맞아 금융의 미래 포럼을 준비했다. 한국 금융시장의 AI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성장을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에 인공지능(AI) 바람이 분다. 금융산업은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서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생성형AI로 연간 2000억~3400억달러의 추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이익 확대다.

국내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는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고 생성형AI를 미래 금융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기존 AI는 고객이 질문하면 학습된 데이터를 검색해 답변하는 '앵무새'에 그쳤다면 생성형AI는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대방과 대화하고 원하는 답을 도출할 수 있다. 금융권은 AI 기술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끌어올리고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생성형AI 플랫폼 구축… 내부통제 강화 'AI 거버넌스 구축'


KB금융그룹은 그룹 전체를 포괄하는 생성형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금융, 증권, 보험 등 업권을 아우르는 생성형AI 인프라를 마련한다. 핵심은 각 계열사에 도입된 챗봇 서비스 등을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에 구현하는 것이다. KB금융지주의 원앱(one app)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지주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서비스 론칭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은행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중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KB금융 통합재해복구 전산센터 동관에서 진행된 금융회사 IT안정성 및 복원력 제고를 위한 2024년 금융권 합동 재해복구 전환훈련 참관에 앞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KB국민은행은 AI 비서가 챗봇 등으로 은행 업무 처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음성이나 문자로 말을 걸면 ▲계좌 입출금 내역 조회와 이체 ▲금융상품 소개 ▲필요 서류 안내 등 개인화된 뱅킹 업무를 볼 수 있다. 향후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에서 AI 금융비서를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를 고도화하고 있다.

KB증권은 AI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비대면 랩(Wrap) 서비스 'KB AI MOA(모아)'를 제공한다. KB AI MOA는 고객이 본인의 투자스타일을 진단하고 투자 목표를 결정하면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목표달성 확률이 가장 높은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수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 이루는 것"이라며 "디지털·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므로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가운데)이 올해 초 열린 'AD(AI·Data) 캔미팅'에서 인공지능(AI)·데이터 담당 실무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지주는 그룹 내 AI 활용 범위 확산에 따라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AI 거버넌스' 구축했다. AI 거버넌스는 금융회사가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법적·사회적 위험 요인을 식별해 사건·사고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관리체계다. AI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AI 관련 내부통제 체계를 공고히 하고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AI 윤리원칙 ▲조직별 역할 정의 ▲내규 및 업무매뉴얼 작성 ▲위험관리 방안 수립 등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그룹의 'AI 거버넌스' 구축을 시작했다. 지주회사가 먼저 전 그룹사가 준수해야 할 윤리원칙 및 각종 기준을 정의하고 각 그룹사는 AI 기술 개발 및 운영 등 전 단계에서의 위험 식별 및 통제 방안을 담은 내규 및 매뉴얼을 마련해 이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지주회사는 올해 10월 말을 목표로 그룹 표준을 수립하고 은행, 카드, 증권은 올 연말, 라이프는 내년 1분기까지 각각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수립한 그룹의 'AI 거버넌스'는 앞으로 AI 활용 범위의 확대에 따라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진옥동 회장이 올해 3월 임직원에 첫 번째로 당부한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스캔들 제로(Zero)'를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권의 AI 활용이 활발해져 생성형 AI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신한금융은 '그룹 AI 거버넌스'의 선제적인 구축을 통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과 IT기업의 협업… 슈퍼플랫폼, 금융+비금융에 AI 탑재


하나금융지주는 4분기 생성형AI를 주제로 한 혁신금융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생성형 AI를 통해 손님케어센터 상담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해 상담사에 제공하고 ▲내부 업무는 금융 상품, 광고 심의 규정을 학습한 AI로 광고문구 자동 생성 및 심의할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하나금융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은 금융과 IT기업과의 협업을 강조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SK그룹의 ICT 3사(SK텔레콤·SK브로드밴드·11번가)와 '금융·통신·미디어·유통 데이터 결합 신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함영주 회장은 "AI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시대에 금융기업도 첨단 산업 영역 확장을 위해 IT 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손님, 직원, 이해관계자가 모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AI 산업 발전과 디지털 금융 선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지나해 그룹 디지털 부문 산하에 AI 내재화를 위해 운영되던 부서를 정규 부서화해 '데이터본부'의 조직을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하나은행은 '금융AI부'를 신설해 AI를 활용한 사업 기회 창출을 도모하고 분산된 AI 관련 역량을 집중시켰다.

하나금융은 2018년부터 AI와 빅데이터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은 이미지와 영상을 인식·검출하는 컴퓨터 비전과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자연어처리(NLP), 개인·기업 신용평가 모형, 손님 관리, 위험 탐지(AML, FDS) 등을 연구한다.
이석준 농협금융그룹 회장(둘째줄 왼쪽 일곱 번째)을 비롯한 농협금융 임직원들이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열린 '올원뱅크 미래 비전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
농협금융그룹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슈퍼플랫폼 추진 전략을 세웠다. 고객의 일상 생활에 깊숙이 녹아들기 위해 모든 사업을 고객 시점에서 재편, '농협금융 디지털 블루프린트'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슈퍼플랫폼' 추진 전략을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6월 NH올원뱅크 금융상품몰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는 예금·대출 등 일부 금융상품만 가입 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보험·신탁·퇴직연금 등 비대면 판매가 가능한 모든 상품 490여 종으로 가입 대상을 확대했다. 고객이 계열사를 구분해 찾을 필요 없이 하나의 접점에서 여러 서비스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농협금융은 또 상품가입 과정을 간소화해 앱 구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개편했다. 특히 서비스형플랫폼(PaaS) 클라우드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플랫폼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고 응답 속도도 40% 이상 개선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AI를 활용해 고객이 기대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모든 산업과 서비스의 대전환에서 생존을 결정지을 핵심 요건"이라며 "슈퍼플랫폼에 금융은 물론 비금융 서비스와 AI까지 탑재하면 진정한 의미의 '완성형 슈퍼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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