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어색한 영어?.."美 정치 개입 시도한 中 가짜 계정 적발"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로고.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NYT "메타,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가짜 계정 삭제"

80여개 가짜 계정들, 엉터리 영어로 관심 못 끌어

중국이 SNS 상에서 가짜 계정으로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개입을 시도하다가 SNS 운영회사에 적발됐다.

2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가짜 계정들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메타가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중국의 개입 시도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가짜 계정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페이스북과 인터넷,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생성됐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때부터 미국 인터넷 사용자를 겨냥해 능숙한 여론전을 펼친 러시아와는 달리 중국의 가짜 계정들은 영어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 중국의 가짜 계정은 정장을 입은 남성을 프로필 사진으로 띄워놨지만, 사용자 이름은 사진과는 달리 여성이었다. 특히 어색한 영어가 가짜 계정의 특징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의 가짜 계정은 미국 보수파처럼 총기 소유에 대한 헌법적 권리와 낙태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지만, 엉터리 영어 때문인지 일반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한다.

또 가짜 계정이 활동하는 시간대는 중국 현지 시간으로 오전부터 오후였다. 게다가 중국 기준으로 점심시간이 되면 일제히 활동을 중단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메타 측은 이런 식의 가짜 계정이 페이스북에서 81개 확인됐다. NYT는 중국이 이 같은 가짜 계정을 만든 정확한 이유와 목표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가짜 계정들은 지난 7월 갑자기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언급을 중단하고, 체코의 정치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의 가짜 계정을 통해 미국 국내 정치에 직접 개입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위협적이라는 지적이다. 메타에서 글로벌 정보를 담당하는 벤 님모는 "중국이 미국인 흉내를 내면서 미국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라며 "중국의 여론조작 전략의 새로운 방향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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