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모범 답안"…체코 장관의 조언

야로미르 주나 체코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한국 방산의 유럽 공략법을 직접 거론했다. 완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라는 주문이다.

주나 체코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주한 체코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방위산업의 유럽 진출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유럽 내 수주 확대를 원하는 한국 기업이 단순히 완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럽 파트너와 함께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폴란드와 현대로템 간 협력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폴란드 모델

주나 장관은 폴란드가 장비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폴란드는 K2 전차 도입 과정에서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함께 묶었다. 장비를 사들이는 계약이 아니라 자국 방산 기반을 함께 키우는 계약을 설계한 셈이다. 체코 국방장관이 이를 본보기로 지목했다는 점에서 유럽 각국의 조달 기준이 어디로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유럽 파트너와 함께"…요구되는 조건

유럽 국가들은 최근 무기 도입에서 자국 산업 참여 비중을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두고 있다. 재무장 흐름 속에서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그 돈이 역내 일자리와 생산 기반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류가 강하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완제품 수출의 마진과 현지 생산의 확장성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는 상황이다. 이미 폴란드에서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지 협력 모델을 가동하고 있다.

"체코도 보고 있다"…다음 시장

체코는 나토 회원국이자 중동부 유럽의 주요 방산 생산국이다. 자국 방산업체가 탄약과 차량 분야에서 상당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 협력형 진출에 적합한 구조로 꼽힌다. 국방장관이 직접 한국 기업을 향해 현지 생산을 주문했다는 점은 시장이 열려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다만 조건은 분명하다. 물건만 파는 방식으로는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럽 방산 시장의 문법이 구매에서 공동 생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선례가 다음 계약의 기준선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출처=체코 국방부 제공, 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