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닫아도 들어와요”… 러브버그 '이렇게' 막으세요

버스정류장, 아파트 단지, 횡단보도 신호대기 중. 여름철 출퇴근길의 풍경이 ‘러브버그와의 사투’로 변하고 있다. 까만색 몸통에 붉은 머리를 지닌 이 작은 곤충은 무리 지어 날아다니며 사람 얼굴이나 몸에 달라붙어 불쾌감을 주고 있다. SNS에는 “버스 기다리다 러브버그 떼에 포위당했다”, “집 창문에 10마리는 붙어있다”는 제보도 이어진다.

그런데 이 러브버그, 사실 원래 한국에 없던 외래종 곤충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악명 높은 ‘러브버그’, 한국 상륙

러브버그는 학명 Plecia nearctica로, 미국 남부와 중남미가 원산지인 행진파리(March fly)의 일종이다. 특히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 지역에선 매년 봄과 가을이면 러브버그 떼가 대규모로 출몰해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다. 자동차 전면에 달라붙어 도장까지 손상시켜 러브버그 전용 세정제(Lovebug Remover)까지 출시될 정도다.

이 곤충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2010년대 중반 이후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국제 운송, 해상 컨테이너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리고 한국 역시 여름이 더 덥고 습해지면서 러브버그에게 적합한 서식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다수 생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왜 하필 ‘이맘때’ 몰려드는 걸까?

러브버그는 일 년에 두 번, 5월과 9월경 짝짓기 시기에 대량으로 발생한다. 문제는, 이 시기가 딱 장마철 또는 무더위 초입과 겹친다는 점이다. 짝짓기 중에는 대부분 수컷과 암컷이 서로 붙어 다니며 날아다니기 때문에 눈에 띄기 쉽다. 또한 향과 열에 민감해 사람 땀 냄새, 자동차 배기가스, 버스정류장 온열기 등에 몰려들게 된다.

한국처럼 인구 밀도가 높고 도시 구조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피해 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익충? 불쾌충? 시민들 반응은 엇갈려

러브버그는 논밭이나 풀숲의 부식 유기물을 분해해 주는 '익충'에 속한다. 그러나 도시 생활 속에서는 다르다. 피부에 닿을 경우 가려움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심리적 거부감과 불쾌감이 크다. 또 최근엔 에어컨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사례도 많아지며 시민 불편은 가중되는 추세다.

지자체에서도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시와 고양시는 방역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약제 분사, 유충 관리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나, 외래종 특성상 근본적인 방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질 대처법은?

러브버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 향수, 로션, 화장품 사용을 줄이기: 러브버그는 향에 매우 민감해 달라붙을 확률이 높아진다. 외출 전 무향 제품 사용을 권한다.
  • 어두운 계열 옷차림 피하기: 검은색 계열 옷은 러브버그를 유인할 수 있다. 밝은 색 옷차림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망사나 모자 활용: 버스정류장이나 외부 활동 시 얇은 망사나 챙이 넓은 모자 착용이 러브버그 차단에 효과적이다.
  • 창문·에어컨 필터 관리 철저히: 자칫 실내로 유입될 수 있으므로 방충망 상태와 에어컨 흡입구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함께 고민할 시점

러브버그는 일시적인 불편을 넘어, 기후 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동과 외래종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처럼 장기적인 방역·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지자체·환경 당국의 적극적 대응과 시민 인식 변화가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러브버그? 금방 사라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이제 그만. 여름철 거리 위 불청객과의 전쟁, 올해도 본격 개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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