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현장] 문수를 침묵에 빠뜨린 '그 왼발'… 이동경, 친정팀 예우 속에 남긴 한 방

(베스트 일레븐=울산)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낯선 유니폼을 입은 이동경이 울산 HD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 한 방은 조용했지만 강렬했다. 그리고 그 골은 한때 울산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예우를 갖추었지만, 그 속에서도 프로다움을 유지하려 했던 이동경이었다.
이동경이 속한 김천은 24일 저녁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졌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 울산 HD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김천은 전반 30분 이동경, 후반 13분 박수일의 득점을 앞세워 한때 앞서 갔으나, 후반 27분과 42분에 두 골을 몰아친 에릭의 멀티골과 후반 44분 엄원상의 역전골에 힘입은 울산에 아쉽게도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전반 30분 이동경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을 침묵에 빠뜨렸다. 박찬용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박스 안에서 울산 팬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이동경의 '트레이드마크' 강렬한 왼발 슛이 터져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후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모습에서 친정팀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모습이었지만, 이날 경기를 지켜본 울산 팬들 중에는 '살살해달라'는 감정을 품었을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조금은 아쉬운 울산의 이번 시즌 행보를 떠올리며 이동경이 있었더라면 하는 상상도 하는 이들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날 김천이 이겼다면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선수가 바로 이동경이었다. 패배 직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동경은 "울산이라고 해서 안일하게 뛴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느 팀이든 골을 넣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크다"고 담담히 말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원정에서 골을 넣은 상징적인 장면에 대해서는 "세리머니를 팬들을 생각해서 하지 않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울산을 상대로 득점이 없어 더 준비했다. 그게 경기장에서 나와서 기뻤다"라고 말했다. 친정팀이라고 해서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는 프로다운 모습이었다.

울산 팬들에게 그나마 기쁜 소식이 있다면 이동경이 김천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팀에 조만간 돌아온다는 점이다. 이동경도 김천에서 거듭 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는 모습이다. 이동경은 "김천에 와서 가장 이루고 싶었던 건 꾸준한 출전이었다. 경기를 계속 뛰며 90분 체력과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고, 스스로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승부를 떠난 질문에서는, 친정팀에 대한 애틋한 멘트도 남기기도 했다. 이동경의 친정팀 울산은 조만간 2025 FIFA 미국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어쩌면 이동경도 출전할 수도 있었던 대회라 아쉬움이 없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동경은 "물론 아쉽긴 하지만, 처음부터 알고 있던 부분이라 괜찮다. 울산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지금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이동경에게 울산은 여전히 소중한 팀이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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