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의 KAI 인수 움직임에 KAI 노동조합과 LIG D&A 지회가 공동성명을 냈다. 상급단체가 다른 두 노조가 방산 수직계열화 문제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방산 인수전에 노동조합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KAI 노동조합과 LIG D&A 노동조합이 방산 독과점을 반대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두 노조는 한화의 KAI 경영권 확보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KAI는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둔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이자 우주항공기업이다.

"양대 노총의 경계를 넘었다"
성명에는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LIG D&A 지회 곽영찬 지회장과 한국노총 금속노련 KAI 노동조합 김승구 위원장이 서명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라는 서로 다른 상급단체의 경계를 넘어 한화의 KAI 인수와 방산 수직계열화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두 노조는 한화 중심의 방산 독과점이 국내 방산 생태계와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경쟁력은 독점이 아니라 경쟁에서"
두 노조는 "한화 중심의 방산 독과점과 수직계열화를 막고 공정한 K-방산 생태계와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어느 한 재벌기업의 것이 아니며, K-방산의 경쟁력은 독점이 아니라 경쟁과 협력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완제기 체계종합기업인 KAI까지 한화의 영향력 아래 놓이면 항공 플랫폼부터 엔진과 항전 분야까지 한 축으로 묶인다는 우려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두 노조는 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방위사업청을 향해 KAI의 공공성과 경영 독립성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국내 방산기업의 공정한 사업 참여기회와 공급망 독립성, 경쟁기업의 핵심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다. 수출입은행은 KAI의 주요 주주로, 지분 처리 방향이 인수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방산 대형화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카드로 거론돼 왔지만, 체계종합업체가 한 곳으로 모이면 하도급 구조와 기술 정보 관리가 함께 흔들린다는 반론도 꾸준하다. 이번 공동성명은 그 반론이 처음으로 노동조합 차원의 연대로 표면화한 사례다. 인수전의 향방은 이제 지분 협상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다음 이미지검색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