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M&A] 해석 갈리는 사전동의권, 매각 발목 잡는 '법률 리스크' [넘버스]

테일러메이드 퍼포먼스 스튜디오 전경 / 사진=테일러메이드

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매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PE)가 과거 F&F를 투자자로 끌어들이며 약속했던 사전동의권이 서로의 발목을 잡는 법률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테일러메이드를 경영하며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미리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해당 권리에 기업 매각 결정까지 포함되는지를 두고 양측의 해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만약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매각을 강행할 경우 소송 가능성을 떠안게 되면서, 거래 과정은 물론 가장 중요한 몸값 책정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F는 2021년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서 5537억원을 출자하며 사전동의권과 우선매수권을 보장받았다. 사전동의권은 테일러메이드 경영과 관련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사전에 F&F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전동의권의 범주를 두고 뒤늦게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사전동의권이 테일러메이드 매각에 큰 변수로 작용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센트로이드PE는 사전동의권의 범위 안에 경영권 매각까진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매각 권한은 센트로이드PE에 있고 F&F는 이를 저지할 법적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F는 당연히 매각까지 포함된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센트로이드PE가 F&F의 사전동의권을 무시하고 매각을 강행하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는 "F&F가 주장하는 사전동의권과 우선매수권은 센트로이드PE와의 계약으로 맺어졌기 때문에 센트로이드PE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기 어렵다"며 "강행 시 절차상 법률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의 매각을 강행해 주인이 바뀌게 된다면, 계약을 엎을 수는 없지만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다만 센트로이드PE가 손해배상액을 감안하고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통해 얻는 이익이 크다고 판단한다면,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강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F&F와 센트로이드PE는 채권적 계약이므로 당사자 간에만 효력이 있다"며 "센트로이드PE가 매각을 강행하더라도 F&F는 테일러메이드 매수자가 아닌 센트로이드PE에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법률 리스크 부담이 당장 테일러메이드 매각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확실성이 인수자에게 부담을 안기면서 흥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M&A의 최대 관건인 기업 가치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센트로이드PE는 테일러메이드가 타이틀리스트·캘러웨이와 함께 세계 3대 골프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해 5조원 안팎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다. 5조원이 거론된 배경에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타이틀리스트(아쿠쉬네트) 주가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M&A 과정에서 법률 리스크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매수자들은 이를 빌미로 센트로이드PE가 기대하는 매각가보다 낮은 가격대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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