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카네이션도 ‘가성비’로...‘5만 원 꽃다발’ 대신 ‘5천 원 종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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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5월 대목 한 달 전부터 예약 문의로 바빴는데, 요즘은 '대목'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등 5월 카네이션 대목을 앞두고 있으나 대구의 꽃 시장은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4일 오후 1시께 찾은 대구 북구 칠성꽃도매시장 일대는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대목을 앞둔 시기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꽃시장의 한산함과는 대조적으로, 같은 날 대구 시내 한 다이소 매장은 카네이션 관련 코너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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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꽃·비누꽃 등 ‘대체 소비’ 확산...‘DIY 키트’ 인기
화훼농가 1만여 호→7천여 호로 감소...산업 기반 약화 우려

"예전에는 5월 대목 한 달 전부터 예약 문의로 바빴는데, 요즘은 '대목'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등 5월 카네이션 대목을 앞두고 있으나 대구의 꽃 시장은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매년 이맘때면 꽃을 사러 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던 시장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반면 인근의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 매장 한편은 조화 카네이션과 '직접 만들기(DIY) 키트'를 고르는 소비자들로 붐비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오후 1시께 찾은 대구 북구 칠성꽃도매시장 일대는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대목을 앞둔 시기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점포에는 카네이션 바구니와 화분이 진열돼 있었지만, 오가는 손님은 많지 않았다.
칠성꽃시장의 한 상인 A씨는 "예전에는 4월부터 꽃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시장에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생화가 '예쁜 쓰레기'라고 불린다고 한다. 금방 시들어 결국 버리게 되니까 그런 것 아니겠냐"며 "구경하던 손님들이 가격만 묻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한숨을 쉬었다.
농림축산식품부 '2022년 화훼재배현황'에 따르면, 2022년 국내 화훼 재배농가는 7천134호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2010년 1만 호를 넘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 감소와 고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화훼 산업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대체 상품과 새로운 소비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꽃시장의 한산함과는 대조적으로, 같은 날 대구 시내 한 다이소 매장은 카네이션 관련 코너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완제품보다 'DIY(Do It Yourself)' 키트를 찾는 젊은 층의 움직임이다. 이곳에서는 1천 원에서 5천 원 사이의 저렴한 가격에 카네이션 종이접기, 펠트 꽃 만들기 세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매장에서 DIY 재료를 고르던 허다은(15)양은 "용돈으로 비싼 꽃을 사는 것보다 직접 만든 꽃을 드리는 것을 부모님께서도 더 좋아하신다"며 "직접 만드는 재미도 있고, DIY 선물이 더 '힙'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희영(23)씨는 "생화는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정성껏 선물해도 며칠 뒤면 금방 시들어 버려지는 게 늘 마음 쓰였다"며 "조화는 저렴한데다 시들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고물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생화 대신 종이 카네이션이나 비누꽃 등 저가형 대체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동시에, 직접 꽃을 만들어 선물하는 'DIY 소비'까지 확산되고 있는 흐름이다.

서고은 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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