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을 보라. 도로에서 무조건 끼어들 수 있는 꿀팁이라며 한때 화제를 끌었던 영상이다.
경차 운전해 본 왱구들 중 끼어들기 어려워 기분 상해본 적 있었을 테다. 특히 경차는 클락션 소리도 앙증맞아서 ‘모닝 탈 때 화나서 클락션 울렸는데 앵앵 소리 나서 더 열 받았다’ 등의 반응들이 나오기도 한다. 유튜브 댓글로 “경차 클락션 소리가 중형차보다 높고 가벼운 이유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차 경적소리가 가벼운 이유는 차량 단가를 낮추기 위해 혼이 1개만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혼은 자동차 앞쪽, 그릴 근처에 설치되는 부품 장치인데 둥근 소라 모양을 하고 있다.
운전대 중앙을 누르면 전기가 흐르면서 혼 안에 있는 금속판이 빠르게 주변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의 파동을 만든다.그게 우리의 귀에서 ‘빵’하는 경고음으로 들리게 되는 것.
차량에 혼이 1개만 들어가면 싱글 혼, 2개가 투입되면 듀얼 혼이라고 부른다.
경차는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싱글혼만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듀얼혼과 싱글혼의 부품가격 차이는 2배 정도 난다고.
[자동차업계 관계자]
그게 (혼이) 하나짜리라서 오는 그런 어떤 소리의 빈약함이죠. 회사 입장에서 차 단가 낮추려고 (혼을) 하나 넣었다…
더 비싼만큼 듀얼혼은 싱글혼에 비해 클락션 사운드가 더 풍부하다.듀얼혼은 고음과 저음을 각각 다른 혼에서 처리하기에 고음은 더 선명하게, 저음은 깊게 표현된다. 반대로 싱글혼은 소리가 1곳에서 나다 보니 듣는 사람 입장에선 단조롭고, 풍부함이 부족한 것.
그래서 그런지 캐스퍼의 경우 클락션이 유독 빽빽거린다는 평도 많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꽤 나온다고.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그런 부분들이 일단은 경차를 타는 분들한테 컴플레인인 거죠. 위협적이지 않으니까. 예를 들면 그 소리만 가지고도 왜 내가 어느 정도의 차를 타는지가 왜 이렇게 드러나느냐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안그래도 경차는 전쟁같은 도로에서 무시당하기 일쑤인데,클락션을 아무리 눌러도 위협이나 경고가 되기보단, 상대 운전자의 짜증만 유발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경차 운전자는 클락션 소리를 바꾸기 위해 싱글혼 구조를 듀얼혼으로 교체하는 일도 잦다. 교체에 드는 돈은 대략 10만원. 이 정도 지출은 감수하고라도 클락션을 바꾸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그 소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불법적으로 클락션을 개조하는 사례도 많아 골치가 아프다는데.자동차 소음허용기준에 따르면 경차의 경적소음은 110db(데시벨) 이하, 승용차는 110~112db 이하로 규정돼있다. 110 데시벨은 메탈리카 같은 록 뮤지션 콘서트 공연장의 스피커 근처에서 들을 수 있는 매우 큰 소리로 1분 이상 노출돼도 청력 손상 위험이 있는 수준.
그런데도 일부 경차 운전자들은 클락션을 120 데시벨에서 심지어 150 데시벨 정도로 위협적인 소리로 불법 개조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도 경차 클락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이후 생산되는 모든 레이차량에 탑재되는 클락션을 싱글혼이 아닌, 듀얼 혼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현대기아관계자]
소비자가 본인들이 (클락션을) 개조하시는 경우들도 있거든요. 연식 변경을 하면 이제 차량 사양이나 이런 것들이 좀 개선이 되는데 그런 거 일환으로 소리를 무게감 있게 적용하기 위해서 바꿨다.
클락션 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라해도, 여전히 경차는 경차이니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도로 위 클락션을 울리는 경차를 발견하면 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보를 하거나 하는 건 어떨까.
경차 운전자도 클락션 불법 개조를 통해 상대 운전자에 대한 위협의 강도를 높이려 하기보다는,신호를 더 잘 준수하고 보다 운전 매너를 장착하면 도로 운전이 좀 더 수월해 지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