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죽계구곡,
선비의 길을 따라 걷는 단풍 트레킹

조선 시대 선비들이 자연 속에서 도를 닦고 사색하던 길 영주 죽계구곡 은 단순한 계곡이 아니라 철학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과 맑은 물소리가 어우러져, 그 자체로 한 폭의 동양화처럼 고요하고 깊은 정취를 전해줍니다.
선비의 길, 죽계구곡

죽계구곡은 경북 영주시 풍기읍 배점리에서 초암사까지 약 6.6km 구간으로 이어집니다. 구곡이라는 이름은 9개의 굽이마다 아름다운 풍경과 이름이 붙어 있다는 뜻인데요. 이 길을 걸었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조선의 대학자 퇴계 이황 선생입니다. 그는 이 계곡의 절경에 감탄해 물소리가 마치 노래 같다고 하며, 각 굽이마다 시를 짓고 이름을 남겼다고 전해집니다.
지금도 죽계구곡을 걷다 보면 그가 자연 속에서 느꼈던 깨달음과 여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가을이 머무는 길, 죽계구곡 트레킹

가을의 죽계구곡은 그야말로 단풍 트레킹의 명소입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에는 붉은 단풍잎이 물들고, 길가에는 붉게 익은 사과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풍기 지역 특유의 가을 풍경을 완성합니다. 걷는 내내 청량한 물소리가 동행하며, 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입니다.
계곡 밑바닥이 훤히 보일 만큼 물이 맑고, 울창한 숲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계절의 깊이를 더합니다.
추천 트레킹 코스

죽계구곡은 구간별로 경사가 완만 해초 보자부터 숙련된 등산객까지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1️⃣ 배점주차장 → 초암사 (6.6km / 왕복 약 3시간 소요)
가장 대표적인 코스로, 전체 9곡의 풍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평평한 흙길과 나무데크길이 섞여 있으며, 물가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습니다.
중간중간 쉼터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여유로운 산책에도 좋아요.

2️⃣ 죽계교 → 제5곡 구간 (가벼운 코스 / 왕복 1시간)
단풍과 계곡의 조화가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시간 여유가 없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코스 초입에는 ‘죽계구곡길’이라는 표지석이 새로 세워져 있고, 길을 따라 걸으면 돌다리와 평지길, 옛 마을길이 번갈아 나타나며
다양한 풍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초암사, 죽계구곡의 마지막 풍경

길의 끝에는 소백산 자락에 자리한 초암사 가 있습니다. 이곳은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부석사를 세우기 전, 잠시 머물며 초막을 지었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초막이 훗날 사찰로 발전해 ‘초암사’라 불리게 되었죠. 6.25 전쟁 당시 폐허가 되었던 절은 이보은 스님의 노력으로 다시 복원되었으며, 현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인 삼층석탑을 비롯해 대웅전, 범종각, 삼성각 등이 남아 있습니다.
초암사는 번잡한 세상과 거리를 둔 듯 산새와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청정한 명상의 공간입니다. 죽계구곡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마음의 고요를 찾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죠.
방문 정보

위치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죽계로 315번 길 (초암사 일대)
문의 : 054-638-6196
홈페이지 : 영주시 문화관광
이용시간 : 상시 개방
입장료 : 무료
주차 : 가능 (배점리, 초암사 주차장 이용)
휴일 : 연중무휴
추천 시기 : 10월 중순~11월 초 단풍 절정기
코스 난이도 : 완만한 경사로 초보자도 가능
필수 준비물 :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 간단한 간식과 물
인근 명소 : 소수서원, 부석사, 순흥 벽화고분 등

죽계구곡은 단순한 계곡길 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유했던 길입니다. 가을의 붉은 단풍 아래서 선비들의 사색처럼 천천히 걷다 보면마음속 번잡함이 잦아들고, 고요한 평화가 스며듭니다.
한걸음 한걸음마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영주 죽계구곡에서 그 깊은 울림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