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인이 들러리?' 대통령 취임 행사 동원된 군인들, '구두 명령'만으로 강제 차출

김재현 기자 2024. 10. 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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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연 비공개 행사에 군인들을 강제 차출하면서 공식 문서나 절차 없이 구두 명령만으로 군인들을 비공식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JTBC는 경호처가 지난 5월 10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연 태권도 시범 행사에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 소속 군인들을 동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범단 30여명 중 20여명은 경호처 소속 경호관이 아닌 군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약 2달간 군인 임무가 아닌 행사 준비만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관계자로부터 '군인 계급과 성명을 절대 말하지 말고, 경호관 OOO(누구)라고 말하라'고 지시받았습니다.

대통령 경호처가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기념해 청와대 연무관에서 연 태권도 시범행사. 〈JTBC 보도 캡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 의원실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육군 수방사 장병 15명, 특전사 장병 7명이 동원됐습니다. 그런데 군 장병들을 해당 행사에 파견하기 위해 국방부와 육군(수방사·특전사 포함)이 받거나 보낸 공문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호처와 국방부·육군이 별개 기관 소속인 만큼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 등 공식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일체 없었고, 구두로만 요청해 인력을 뽑아 행사에 참여시킨 겁니다.

국방부와 육군 내부에서도 경호처 행사 준비에 대한 계획 보고는 없었고, 동원된 장병들의 경호처 파견 및 출장 명령서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추미애 의원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당시 취임 2주년 행사를 총괄한 경호처장"이라며, "대통령 셀프 축하파티에 동원된 우리 장병들에게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향후 근거없이 군인들을 외부 행사에 동원 금지 등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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