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캐나다 'AI·북극안보 벨트' 구축…잠수함 수주전 전초기지 넓힌다

최재성 기자 2026. 5. 28. 05: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북극 안보 연구 동시 추진…CPSP 겨냥 현지 생태계 확장
슈퍼컴퓨터·디지털트윈 연계…'AI 조선소+잠수함' 전략 본격화
HADIC 구상 구체화…"단순 수출 아닌 캐나다 산업 파트너"
지난 5월 23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에스퀴말트항에 입항한 도산안창호함 [출처=더캐나디안프레스]

한화오션이 캐나다 현지 산학연 네트워크와 잇달아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위한 장기 포석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함정 수출을 넘어 인공지능(AI)·북극 안보·첨단 제조를 연결한 '현지 생태계 전략'에 본격 착수했다는 평가다.

27일 캐나다 제조 전문매체 캐내디언 매뉴팩처링과 사이먼프레이저대학(SFU)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5일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 열린 'BC 이노베이션 데이(BC Innovation Day)' 행사에서 현지 기업·대학과 연이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피지컬 AI'와 북극권 안보 협력이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자동화 용접 전문기업 노바크 테크놀로지스(Novarc Technologies)와 AI 기반 스마트 제조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피지컬 AI 기반 생산 자동화 및 용접 공정 혁신을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AI가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판단·작업하는 기술이다. 조선업에서는 용접·블록 조립·검사 자동화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글로벌 조선업계가 인력난과 생산성 경쟁에 직면한 가운데, 한화오션 역시 'AI 조선소'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은 행사에서 "캐나다는 조선과 첨단 제조, AI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혁신과 산업 성장, 인력 개발 측면에서 양국 협력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북극 안보·잠수함·AI 연결…캐나다 전략 파트너 노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김건호 한화오션 방산연구센터장(오른쪽)과 엘리시아 메인 사이먼프레이저대학(SFU) 부총장이 'BC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북극 기술 및 친환경 해양에너지 분야 연구 협력 등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사이먼프레이저대학(Simon Fraser University)]

한화오션은 이날 사이먼프레이저대학(SFU)과도 북극 지역 에너지·안보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측은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과 연계한 제조혁신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SFU는 피지컬 AI 기반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무인 자동화 시스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대학으로 평가된다. 서리(Surrey) 캠퍼스에는 스마트 제조 허브가 운영되고 있으며, 버나비(Burnaby) 캠퍼스에는 캐나다 국가 AI 인프라로 활용되는 슈퍼컴퓨팅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 슈퍼컴퓨팅 시설은 소버린 AI, 국가안보, 지속가능성 연구 등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단순 조선 기술 협력을 넘어 AI·디지털 기반 잠수함 생태계 구축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FU 측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내 연구 성과와 신산업 일자리 창출, 고부가가치 수출기업 육성 기회가 될 것"이라며 "캐나다 북극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력은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한화 북극·국방 혁신센터(HADIC)'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으로도 해석된다.

HADIC는 캐나다 현지에 조성 예정인 북극·국방 특화 연구 거점이다. 북극 운용 기술과 자율 시스템, 첨단 해군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엔지니어링·인력 양성 기능을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캐나다 국가연구위원회(NRC), 국방연구개발청(DRDC),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토론토대 등 산학연 기관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크 테크놀로지스, OSI 마리타임 시스템즈 등 현지 기업들과의 연계도 포함된다.

◆ "잠수함만 파는 시대 끝났다"…현지 산업생태계 경쟁 본격화
지난 4월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왼쪽에서 네번째),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팀 휴스톤 주총리(왼쪽에서 세번째) 등 양국 관계자들이 면담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한화오션 ]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이번 행보가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캐나다는 단순 무기 구매보다 현지 산업 참여와 기술 이전, 연구개발, 일자리 창출 등을 중시하는 국가다. 실제로 글로벌 방산 수주전에서도 현지 생산·교육·연구 생태계를 얼마나 구축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북극 항로와 북극 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캐나다 역시 장기적으로 북극 작전 능력과 잠수함 전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협력을 통해 단순 함정 제조사를 넘어 'AI 기반 북극 안보 파트너'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BC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에는 약 100개 기관·기업이 참석해 해양 혁신, 북극 기술, 첨단 제조, 핵심 광물,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분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잠수함 수출이 가격과 성능 경쟁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AI·인력양성·현지 산업 생태계까지 포함한 종합 패키지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한화오션이 캐나다 현지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CPSP 수주전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