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명태균, 김건희 여사 청탁용 ‘창원산단’ 보고서 만들었다

김완 기자 2024. 10. 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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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경남 창원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선정 넉달 전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런 공식 직함이나 권한이 없던 명씨가 국책사업 대상지 선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한겨레21 보도로 제기된 바 있는데, 명씨의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에 역시 아무런 권한이 없는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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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선정 4개월 전 “사모한테 부탁하는” 보고서 작성 지시…권한 없는 명씨 청탁에 권한 없는 김 여사 영향력 행사 정황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보고받은 경남 창원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사업 관련 창원시 내부 문건들. 류우종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경남 창원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선정 넉달 전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런 공식 직함이나 권한이 없던 명씨가 국책사업 대상지 선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한겨레21 보도로 제기된 바 있는데, 명씨의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에 역시 아무런 권한이 없는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한겨레21은 2024년 10월29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명씨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2022년 11월23일 통화 녹음을 여러 개 입수했다. 이날은 국토교통부 실사단이 창원 현지에 창원국가산단 부지 심사를 온 날이다.  창원국가산단은 2023년 3월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된 사업비 1조4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국가 사업이다. 이날 발표된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 후보지 15곳 중 창원은 방위·원자력 융합 단지로 선정됐는데, 창원국가산단은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읍 등지에 339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날 부지 심사가 끝난 뒤 명씨는 강씨에게 오후 7시41분 전화를 걸어 창원국가산단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며 “윤석열 사진을 위로 올려서 그 크기로 ‘국가 산단이 필요합니다’ 넣어야 한다”며 “이건 부탁하는 거거든 사모(김건희 여사)한테”라고 말했다. 이 지시에 강씨가 “지금 다 퇴근하는 바람에”라고 답하자 명씨는 “내일 오전에라도 해도 돼. 조금 며칠 있다 보내도 되거든”이라고 말했다. 보고서가 당일 현지에 온 실사단이 아니라 김 여사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아무런 공식 직함이 없던 명씨가 이날 국토교통부 실사단 안내를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날 낮 12시24분 통화에서 명씨는 강씨에게 “창원대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빨리 와요. 거기서 머리(김영선 의원)하고 들어가야지, 사람들 앞에”라고 말한다. 또한 오후 2시6분 통화에서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영선 의원을 바꾸게 한 뒤 “아니 버스 대산(면) 돌아가는데 거기 감사 오신 분들이 멀다고 이거 같이 공단 해주겠어요. 거긴 고속도로에요. 이건 샛길이에요”라며 “거기 가서 크게 이야기하시라고, 벌써 따라온 사람들 도착했대 벌써, 왜 안 오냐고 버스가”라고 말했다.  명씨가 국토교통부 실사단과 부지 심사 현장에 먼저 도착한 뒤 김 의원 일행을 기다리면서 늦게 도착하는 김 의원을 질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을 지냈던 김태열씨는 한겨레21에 “2022년 연말 국토부 공무원들이 산단 입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할 때 명씨가 현장을 다 안내했다”며 “(창원 지역에서) 산단에 포함되지 않은 곳에 땅을 사놓은 사람들이 나중에 명씨한테 항의할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명씨는 이에 대해 “(국토부 공무원) 안내한 바 없고, 차 타고 쫓아다녔다. 난 공무원 만난 적도 없다”고 반박했는데, 이날 녹음이 공개되면서 거짓해명으로 확인됐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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