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명태균, 김건희 여사 청탁용 ‘창원산단’ 보고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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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경남 창원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선정 넉달 전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런 공식 직함이나 권한이 없던 명씨가 국책사업 대상지 선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한겨레21 보도로 제기된 바 있는데, 명씨의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에 역시 아무런 권한이 없는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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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경남 창원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선정 넉달 전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런 공식 직함이나 권한이 없던 명씨가 국책사업 대상지 선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한겨레21 보도로 제기된 바 있는데, 명씨의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에 역시 아무런 권한이 없는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한겨레21은 2024년 10월29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명씨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2022년 11월23일 통화 녹음을 여러 개 입수했다. 이날은 국토교통부 실사단이 창원 현지에 창원국가산단 부지 심사를 온 날이다. 창원국가산단은 2023년 3월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된 사업비 1조4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국가 사업이다. 이날 발표된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 후보지 15곳 중 창원은 방위·원자력 융합 단지로 선정됐는데, 창원국가산단은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읍 등지에 339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날 부지 심사가 끝난 뒤 명씨는 강씨에게 오후 7시41분 전화를 걸어 창원국가산단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며 “윤석열 사진을 위로 올려서 그 크기로 ‘국가 산단이 필요합니다’ 넣어야 한다”며 “이건 부탁하는 거거든 사모(김건희 여사)한테”라고 말했다. 이 지시에 강씨가 “지금 다 퇴근하는 바람에”라고 답하자 명씨는 “내일 오전에라도 해도 돼. 조금 며칠 있다 보내도 되거든”이라고 말했다. 보고서가 당일 현지에 온 실사단이 아니라 김 여사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아무런 공식 직함이 없던 명씨가 이날 국토교통부 실사단 안내를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날 낮 12시24분 통화에서 명씨는 강씨에게 “창원대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빨리 와요. 거기서 머리(김영선 의원)하고 들어가야지, 사람들 앞에”라고 말한다. 또한 오후 2시6분 통화에서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영선 의원을 바꾸게 한 뒤 “아니 버스 대산(면) 돌아가는데 거기 감사 오신 분들이 멀다고 이거 같이 공단 해주겠어요. 거긴 고속도로에요. 이건 샛길이에요”라며 “거기 가서 크게 이야기하시라고, 벌써 따라온 사람들 도착했대 벌써, 왜 안 오냐고 버스가”라고 말했다. 명씨가 국토교통부 실사단과 부지 심사 현장에 먼저 도착한 뒤 김 의원 일행을 기다리면서 늦게 도착하는 김 의원을 질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을 지냈던 김태열씨는 한겨레21에 “2022년 연말 국토부 공무원들이 산단 입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할 때 명씨가 현장을 다 안내했다”며 “(창원 지역에서) 산단에 포함되지 않은 곳에 땅을 사놓은 사람들이 나중에 명씨한테 항의할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명씨는 이에 대해 “(국토부 공무원) 안내한 바 없고, 차 타고 쫓아다녔다. 난 공무원 만난 적도 없다”고 반박했는데, 이날 녹음이 공개되면서 거짓해명으로 확인됐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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