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찮은 러-독 가스관 해저 누출..유럽 "동시에 3곳..러의 파괴공작"
러시아는 '미국 배후설' 주장
최근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해저관 3개에서 잇따라 누출이 발생하자 유럽 각국은 이를 러시아의 파괴공작(사보타주)이라고 규정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누출이 발생했고 전날에도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 누출이 확인됐다. 위치로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다. 이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동시에 3개 가스관이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누출은 폭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스웨덴 국립지진네트워크는 가스관 누출 발견 직전 해당 지역에서 두 차례 대량의 에너지 방출이 기록됐으며, 폭발 외에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공급해왔던 노르트스트림-1은 이달 초 가스 공급이 중단됐으나 내부에는 여전히 많은 양의 가스가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트스트림-2는 독일에 추가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말 완공됐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 대상이 돼 가동이 중단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러시아의 사보타주로 규정, “유럽 에너지 기간시설을 어떤 방식으로든 고의로 훼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며 가장 강력한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의도적 행위라는 게 당국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도 이번 일을 사보타주로 규정했다.
유럽이 이번 일을 러시아의 공작으로 보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제재를 받자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점검을 위해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으나, 점검 완료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돌연 누출을 발견했다면서 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한 바 있다.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공급이 불안해질수록 에너지 위기에 대한 유럽의 우려는 커졌다.
러시아는 가스관이 잠기면 미국 에너지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이유로 미국을 배후로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스트림-2는 더는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바이든은 미국이 그 위협을 이행했는지에 대해 대답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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