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사 작년보다 줄고 2년 연속 메가 IPO 딜 '제로'...케이쓰리아이, 파두 등 공모가 논란
올해 주식시장에 신규로 상장한 10곳 중 7곳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영향도 있지만 기업공개(IPO) 주관 증증권사들의 '공모가 부풀리기' 관행이 시장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도 많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 금액은 지난해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데뷔한 새내기주의 상당수는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증권이 지난 2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은 3개월 평균 -2.0%를 기록, 지난해(35%)와 큰 차이를 보였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로 '치킨값'이라도 벌어보겠다고 뛰어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손해만 본 셈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번주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쓰리에이로직스, 파인메딕스 2개사를 포함한 올해 IPO 시장의 총 공모액은 약 3조893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작년 신규상장 기업의 공모액 3조3633억원보다는 15.8% 증가한 수치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리츠를 제외한 신규상장 기업 수는 유가증권시장 7개사, 코스닥시장 70개사(코스닥으로 이전상장 3개사 포함)로 총 77개사를 기록했다.
공모금액 1조원 이상의 이른바 '메가 IPO 딜'은 올해 1건도 없었고, 500억원 이하 중소형 딜이 전체의 80%인 62개사에 달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 부진이 심화하면서 공모주 시장에의 옥석 가리기도 뚜렷해졌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이나 미달로 확정하는 기업이 속출했고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등 6개 기업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했다.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과 불신은 주관 증권사의 무리한 비교기업 선정 등을 통한 공모가 뻥튀기 관행, 공모주 물량 확보를 위한 기관투자자의 경쟁적인 수요예측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다.
실제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메타버스(XR,VR) 실감형 콘텐츠 제작기업인 케이쓰리아이의 경우, 20일 기준 주가는 공모가(1만5000원) 대비 무려 68%나 폭락한 486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자 커뮤니티와 주식 관련 게시판 등에는 케이쓰리아이 경영진의 비판은 물론 대표 주관사였던 하나증권의 공모가 산정에 대한 의문과 함께 주관사의 책임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일부 상장사는 IPO 과정에서 매출과 기업가치를 부풀린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검찰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22일 금감원은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와 IPO 주관사 관련자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파두는 IPO를 준비하던 지난 2022년 말부터 SK하이닉스 등 주요 거래처의 발주 감소로 향후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존 투자자와 약속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해당 내용을 감췄다.
상장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회사측이 숨겼던 매출 급감 사실이 투자자들에게 공유됐고, 분기보고서에 기재된 실적이 당초 예상치와 큰 차이가 나자 실적 발표 후 3일간 파두 주가는 45% 이상 폭락했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2월 '파두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고,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남부지검의 지휘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