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링엄 PK 양보…사카, 해트트릭 ‘유종의 미’

모처럼 선발…팀 6 대 4 승리 견인
벨링엄은 잉글랜드 역대 최다 7골
음바페 10골…골든부트 경쟁 선두
잉글랜드가 ‘동료를 위한 양보’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드 벨링엄은 자신의 신기록 기회보다 부카요 사카의 해트트릭을 먼저 챙겼고, 경기 막판에는 직접 골까지 터뜨리며 개인 기록도 완성했다. 잉글랜드는 프랑스를 꺾고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월드컵 최고 성적인 3위로 북중미 월드컵을 마감했다.
잉글랜드는 19일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4위전에서 프랑스를 6-4로 물리쳤다. 10골이 터진 이번 경기는 이번 대회 최다 득점 경기이자 월드컵 3·4위전 역대 최다 득점 경기로 기록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주장 해리 케인을 비롯해 핵심 미드필더 벨링엄을 벤치에서 출발시키는 과감한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프랑스도 우스만 뎀벨레와 브래들리 바르콜라, 다요 우파메카노 등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은 누구도 3·4위전을 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모두 결승전을 원한다”며 선수들의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고려한 선택임을 시사했다.
잉글랜드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데클런 라이스의 중거리슛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에즈리 콘사의 헤더골과 사카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전반을 4-0으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
이날 가장 빛난 선수는 사카였다. 전반에 두 골을 터뜨린 사카는 후반 41분 제드 스펜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 기회를 맞았다. 처음에는 벨링엄이 페널티 스폿에 서며 직접 키커로 나서는 듯했다. 당시 벨링엄은 이번 대회 6골을 기록 중이었고,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 잉글랜드 선수의 월드컵 한 대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벨링엄은 공을 사카에게 건넸다. 사카는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경기 후 사카는 “주드는 애초에 찰 생각이 없었다. 가장 먼저 내게 와서 해트트릭을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벨링엄은 자신의 기록도 놓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환상적인 개인기로 수비수들을 제친 뒤 쐐기골을 터뜨려 이번 대회 7호골을 기록했다. 이 골로 벨링엄은 잉글랜드 선수의 월드컵 한 대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동료의 해트트릭을 먼저 완성시켜 준 뒤 자신의 기록까지 작성한 셈이다.
프랑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뎀벨레와 바르콜라를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고, 킬리안 음바페는 멀티골과 도움 1개를 기록하며 추격을 이끌었다. 프랑스는 한때 3-4까지 따라붙었지만 사카의 페널티킥 골과 벨링엄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승부는 다시 잉글랜드 쪽으로 기울었다. 프랑스는 후반 추가시간 뎀벨레가 한 골을 더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패한 프랑스에서는 음바페가 월드컵 통산 22골을 기록하며 리오넬 메시(21골)를 넘어 월드컵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이번 대회에서도 10골을 기록하며 골든부트 경쟁 선두를 유지했지만 팀 패배로 기록의 의미는 다소 빛이 바랬다.
잉글랜드는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하며 60년 만의 우승 꿈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서 프랑스를 꺾고 3위를 차지하며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가장 높은 순위로 대회를 마쳤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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