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원한 치맥이 당기는 계절, 오랜만에 큰 맘 먹고 치킨을 배달시켰더니 역시나 치킨무가 사이좋게 치킨에 딸려왔다. 그런데 언제나 한결같이 생긴 치킨무를 보고 문득 의문이 생긴다. 프랜차이즈는 달라도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용기에 같은 양이 담긴 치킨무. 누가 법으로 정한 것도 아닐텐데 비슷비슷하게 생긴 게 신기한 일이긴 하다. 유튜브 댓글로 “치킨무는 왜 다 똑같이 생겼는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치킨무 용량이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지만 대체로 230g 언저리가 업계 표준인 건 사실이다. 우리가 치킨 프랜차이즈 10곳의 각종 후기를 토대로 조사를 해보니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230g짜리 치킨무를 쓰고 있었다. 원래 한 집안에서 갈라져나온 BBQ와 BHC는 200g짜리를,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바른치킨은 170g짜리를 쓴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왜 그런지 물어봤는데 대부분은 ‘원래 그랬다’,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굽네치킨 관계자
“창사 때부터 그런지 언젠지부터 그런지는 모르는데…. 어쨌든 그 치킨무에 대한 무게 그런 것들이 굉장히 저도 궁금해지기는 했는데 막상 그걸 또 (담당자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고 하니까)”

다만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는 있었는데
교촌치킨 관계자
“보통 이제 200~230g이 그냥 업계 평균치, 적정량이라고 해가지고 그렇게 저희가 한다고”
BHC치킨 관계자
"먹는 데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사이즈가 200g이라고 저희가 판단을 해서 예전부터 이제 그렇게 공급을 했던 거고요”

용량이 다른 곳보다 작은 170g짜리 치킨무를 쓰는 ‘바른치킨’은 그나마 좀 색다른 대답을 해왔다.
바른치킨 관계자
"(치킨) 조각이 17개에서 18개 정도 나오거든요. 저희 치킨 한 조각당 (치킨무) 하나 정도씩 먹을 수 있게끔 책정을 했다고 해요”

여기까지만 들어선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긴 어려워 보인다. 아무래도 원조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아, 양념치킨과 치킨무를 발명해낸 것으로 알려진 ‘한국 치킨의 아버지’ 윤종계 선생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유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해 유명세를 타신 분이다.

하지만 윤종계 선생과 직접 연락이 닿지는 못했고,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주최하는 한국치맥산업협회에 연락해서야 근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대구에서 ‘윤치킨’을 운영해온 윤종계 선생은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윤치킨 대표 자리를 그만두셨고, 지금은 외부와의 연락이 잘 안된다고 했다.

최성남 대구치맥산업협회 사무국장
"윤치킨이 다 없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윤종계 대표님이 일선에서 물러나시고 나서부터 이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됐고 사실은 지금 칩거하신지가 꽤 오래되셨어요. 대구 경북 쪽에 청도 지역에 들어가셔서 낙향하셔서 생활하시는데 요즘은 연락이 되는 분이 거의 안 계십니다. 제가 알기로는 유퀴즈가 거의 마지막 (대외활동)이셨을 겁니다”

수소문 끝에 초기부터 치킨무를 생산해온 ‘치킨무 1세대’ 업체 대표와 연락이 닿았다. 1985년부터 대구에서 치킨무를 공급했고 지금도 치킨 프랜차이즈 곳곳에 납품하고 있는 업체다.

오현세 예은식품 대표
“옛날에 보면, 지금으로부터 10~15년 전에 보면 도시락통이 있었습니다. 옛날 도시락에 고기나 무를 주는 동그란 용기가 있습니다. 하얀색. 그게 아마 시초가 돼가지고 그게 아마 230g 용기가 됐다는 처음이다 보니까 좀 상용화하기 어려워서 기존 용기라든가 기존 기기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오현세 대표 설명에 따르면 윤종계 선생이 치킨무를 개발한 뒤 특허등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옛날에는 치킨무의 경우 각 프랜차이즈별로 치킨무를 알아서 만드는 방식이 유지됐다.

그러던 게 과거에 포장용 도시락에 국이나 반찬을 담는 용도로 쓰던, 이렇게 동그랗게 생긴 하얀색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 시작했고 그때 용량이 230g이다보니 지금의 용량으로 굳어진 것이라는 설명. 나중에 대량생산을 시작하면서 용기는 치킨무를 더 편히 담을 수 있도록 지금의 네모난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취재하다 알게 된 건데 사실 업체마다 치킨무의 용량은 같을지 몰라도 맛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오현세 예은식품 대표
“서울 쪽이라든가 여기 지방 쪽에 사람 입맛이 약간 추구하는 게 달라 가지고 서울 쪽에 가는 거는 조금 단맛을 더 추가하고 지방 같은 경우에는 좀 신맛을 좀 더 추가하고 하여튼 그런 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줍니다.”

치킨무는 한국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 업체 역시 해외에 공장을 짓는 걸 검토하고 있다.
오현세 예은식품 대표
"치킨무를 시장조사해 보니까 일본 분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은 참 좋아하시고 유럽 같은 경우에도 독일 이쪽으로 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베트남에 지금 프랜차이즈가 굉장히 많이 나갔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지금 현지 공장을 좀 한번 지어보려고 (알아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