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이 폭발한다면 당신이 해야 할 선택

이 영상을 보라. 영화 ‘백두산’에서 나온 장면인데 백두산 화산 폭발로 규모 7이 넘는 지진이 서울을 강타해 콘트리트 땅이 갈라진다. 최근에도 ‘2025년 백두산 폭발설’이 회자되고 있는데, 백두산 정상의 나무들이 말라죽거나 천지 주변의 수온이 80도까지 상승하며 펄펄 끓는 이상 징후가 포착되었다는 게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백두산은 활화산, 그러니까 언젠가는 터지는 화산인데 과거 사례를 보면 그 폭발력이 어마어마하다. 왱 댓글에서도 백두산 진짜 터지는지, 터지면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궁금하다는 댓글이 많아 취재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의 경우엔 홍수나 지진보다 백두산 폭발로 발생하는 화산재가 가장 위험하다.

백두산 폭발하면 떠오르는 여러 무서운 생각들. 일단 첫째 946년 밀레니엄 대분화처럼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둘째 백두산 폭발 이후 천지에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대홍수를 일으키지 않을까? 셋째 대규모의 화산재가 하늘에서 내려와 우리를 뒤덮어 태양빛을 차단하고 황폐화된 땅이 되지 않을까? 등등 주변을 초토화시킬 여러 시나리오를 떠올릴 수 있다.

백두산 폭발 연구 전문가이자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인 윤성효 교수에게 물어보니 이 중에서도 한국에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화산재’라고 했다. 특히 백두산 주변 바람의 영향에 따라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윤성효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
“백두산이 있는 지역은 보통 편서풍이 불기 때문에 서풍이 불면 화산재가 동쪽으로 가요. 그런데 휴전선은 백두산에서부터 남쪽에 있잖아요. 백두산 쪽에 북동풍이나 북풍이 부는 경우 그 화산재는 그 반대쪽으로 가기 때문에 북동풍이 불면 남서쪽으로 가기 때문에 그게 내려오면서 우리 남한으로 올 수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 화산재가 비처럼 내리는 것을 그 분화 규모에 따라서 볼 수가 있죠”

946년 백두산의 대폭발은 폭발지수가 무려 7이었는데 당시엔 한반도 전체의 5배 면적을 뒤덮을만한 화산재가 뿜어져나왔다는 게 윤성효 교수의 분석. 이건 2010년 발생했던 폭발지수 5의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인데, 당시 상공 17km까지 화산재가 올라갔다고 한다. 폭발지수 7은 이것보다 100배나 더 큰 화산폭발이다.

윤성효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
"적어도 화산 폭발지수 5, 분출량의 양이 1입방 킬로미터 이상, 그리고 (화산폭발지수)6은 10입방 킬로미터 이상, (화산폭발지수)7이 100입방킬로미터. 100입방킬로미터는 한반도 전체 면적이 22만㎢기 때문에 그걸. 한반도를 덮을 수 있을 정도의 화산재... 지금으로부터 1100년 전에 백두산에서 100내지는 150 입방킬로미터 정도의 화산재가 나왔었어요. 그런 화산 활동이 일어나게 되면은 그 화산 폭발 지수 5,6,7 규모로 일어나면은 남한이 피해를 입을 수 있죠"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화산재를 접촉하지 않도록 집 구석구석을 밀봉하고, 외출을 삼가는 게 최선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폭발초기 3~4일동안이라고 한다.

윤성효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
"화산재가 비처럼 내릴 때는 방송에서 외출을 삼가고 화산재가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밀봉을 잘하고 공기청정기나 이런 걸 사용해서 화산재가 다 떨어지고 화산재가 청소가 될 때까지 외출을 삼가(야 하죠) 그렇게 기다리는 거지"

백두산이 폭발하면 주변 산의 붕괴로 인한 지진이나 홍수, ’라하르’라고 불리는 화산이류 등 여러 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온라인에서는 지진침대(지진침대 영상) 영상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건물이 붕괴되는 순간 나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만 같지만 딱히 탈출하는 방법은 소개돼 있지 않아서 ‘사도세자 에디션’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런 게 도움이 될까요 교수님?

윤성효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
"우리나라에는 필요 없는 것들이에요 (왱: 아..네)"

그러니까 한국의 경우엔 백두산 지진 영향이 북한이나 중국에 비해 약할 수 있다는 얘기. 그래도 만약을 강조하며 재차 여쭤봤는데 역시 화산재를 어떻게 피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성효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
"(왱: 그래도 이렇게 방공호같은 공간에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방공호에서 방공호에 있는 공기들은 어디서 들어가요? 밖에서 들어갑니다. 그러면 화산재에 따라 들어가면 마찬가지지"

성인 4명이 거뜬하게 홍수를 대비할 수 있다는 노아의방주(노아의방주 사진)도 화산 대비에 실제 도움될지를 여쭤봤다. 백두산 천지에는 소양강댐의 평소 수량에 버금가는 20억톤의 물이 있는데 교수님은 이 물로 대홍수가 난다고해도 한국까지 피해를 주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신 이런 생존키트는 활용도가 높다고 했다. 광범위한 화산재 영향뿐 아니라 화산폭발시 뿜어져나온 유독가스가 미세먼지에 섞여 한반도를 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 생존키트에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화산재를 차단할 마스크와 문틈을 막을 수건도 들어 있다.

백두산 2025년 폭발설도 물어봤는데 교수님은 2025년 화산 폭발설에 대해선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게 화산이라고 말했다.

윤성효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
"자연 현상이라는 게 곱하기 하듯이 2 4 6 8 이렇게 되는 게 아니고 1925년도에 마지막 화산 활동이 있었다. 그래서 100년 더해서 2025년에 있을 것이다라는 하는 것은...(무리가 있다)"

취재하면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도시가스나 전기는 어떻게 되는거냐는 의뢰댓글도 있어 한국가스공사에도 확인해봤는데 공사 측에선 특별한 영향이 없다고 했다.

일단 화산재의 경우 “전국의 가스를 공급하는 기관망은 전부 땅 속에 내설돼 있고, 수동으로 설비를 돌리지 않아도 원격 밸브 가동이 가능하다”는 게 공사 측 설명. 지진의 경우에도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내진설계를 따르고 있으며, 원자력 설비와 같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음성변조
"우리는 6.5 정도의 지진에도 버틸 수 있는 내진 강도의 기준을 설계하고 시공하고 그렇게 관리하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