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 이 작은 사이즈 때문에 늘 도전의 대상이 되는 요구르트. 요구르트 100개 마시기에 도전하는 유튜버들이 있는가 하면. 이 작은 음료를 빨대로 3초 안에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한때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이런 꼬마까지 나서 요구르트 빨리 먹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결과는 10초 컷. 유튜브 댓글로 “요구르트는 왜 작은 용기에 담아 파는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처음 유통할 때 냉장고 보급률이 낮아서였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요구르트와 야쿠르트의 차이다. 요구르트는 원래 유산균을 이용해 우유를 발효한 식품을 뜻하는 요거트에서 유래된 말로 우리나라 외래어표기법에 따른 표준어다. 반면 야쿠르트는 탈지분유에 유산균을 배양한 연주황색 음료로 요구르트와 야쿠르트는 제조방식이 전혀 다른 제품이다.

그런데 한국야쿠르트사, 사명을 바꿔 지금의 hy가 1970년대부터 팔기 시작한 야쿠르트가 선풍적 인기를 끌자 다른 음료회사들도 이걸 따라하기 시작했다. 야쿠르트가 이미 고유명사로 굳어진 상황에서 연주황색 발효음료를 야쿠르트라고 못 부르게 되자 다른 회사들이 요구르트라고 부르면서 야쿠르트 요구르트 둘다 쓰이고 있다.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요구르트는 영어식대로 요거트로 불리고 있는데 주로 떠먹는 제품이 많지만 마시는 ‘액상 제품’도 있다.

그래서 이번 영상의 주제도 이 연주황색 요구르트의 시그니처인 65㎖ 사이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65㎖ 작은 사이즈 말고도 280㎖, 750㎖ 등 다양한 대용량 요구르트들이 최근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65㎖ 제품이 압도적으로 팔리고 있다. 이건 2020년 hy(옛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사이즈별 일일 판매 통계인데 야쿠르트 그랜드(280㎖)가 하루 2만7000병 팔릴 동안 라이트(65㎖) 사이즈는 129만7000병이 팔렸다. 48배 차이가 난다.

hy에 야쿠르트는 왜 65㎖ 사이즈로 세상에 나왔는지 물어봤다.
hy 관계자
“야쿠르트가 처음 보급되던 1970년대 경우에는 가정용 냉장고 보급률이 아주 낮았습니다. 고객분들께서 남은 제품을 보관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 번에 마시기 좋은 양을 담아서 전달했고요. 또 매일 마시는 습관을 들이도록 작은 병에 담아서 전달했습니다”

그러니까 1971년 한국에 야쿠르트가 처음 소개될 때 냉장 보관이 어려우니 작게 만들어서 판 것. 받은 자리에서 남기지 말고 다 마시라는 뜻이 이 작은 병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유산균은 개봉 후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따뜻한 환경에서는 죽어버리기 쉽다. 야쿠르트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야쿠르트 아주머니 요즘엔 프레시 매니저라고 이름이 바뀌었는데 이 분들이 카트에 넣고 배달해주던 그 친숙한 모습에도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또 다른 이유가 있으니 작은 병으로도 하루 권장 섭취 유산균이 충분하다는 이유다.
hy 관계자
“실제로도 그 작은 한 병에 하루 섭취 권장 유산균이 충분하게 들어가 있어요. 65ml 야쿠르트 라이트 한 병에는 100억 마리(CFU·보장균수)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있고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하루 섭취량 1억~100억 CFU를 충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 등 몸에 이로운 균들을 총칭하는 말. 프로바이오틱스를 과다 섭취해 설사와 피부 발진 등 부작용 사례도 있으니 기본 한 병의 사이즈를 늘리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이건 원조 격인 일본의 야쿠르트인데 1935년에 출시된 이 제품 역시 45㎖ 유리병에 담겨있다. 87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세계 곳곳 야쿠르트 기본 제품 사이즈는 65㎖. 적정량의 유산균 보급이 목적이었던 만큼 갈증 해소가 주목적인 다른 음료처럼 큰 병에 담길 필요가 그동안 없었던 셈이다.

요즘에는 대용량 요구르트도 출시되고 있다. 한국에선 서울우유 요구르트 750㎖ 제품이 최대 크기 제품. 이건 서울우유가 보내온 답변인데 “해외에서 다양한 형태의 액상 요구르트가 출시된 것을 보고 국내에도 대용량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2015년 10월 750㎖ 제품까지 출시하게 됐다”는 것.

한 번에 다 먹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한 번에 먹거나 나눠 먹을 수도 있지만 식약처에서 고시한 발효유의 1회 섭취 참고량이 80㎖이기 때문에 나눠서 마시지 않을까 싶다”는 답변이 서울우유로부터 왔다. 큰 사이즈로 팔기는 하지만 냉장 보관해가며 식약처 권고만큼 적당히 먹으라는 얘기다.

결론을 내리자면 과거 냉장고가 없던 시절, 하루 권장량만큼 유산균을 담아 한 번에 먹기 위해 작은 병에 담아 팔았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 뭐니 뭐니 해도 요구르트는 식후 65㎖ 원샷이 국룰인 것 같다. 새콤달콤 요구르트 생각하니 침이 고이네.
당신도 취재를 의뢰하고 싶다면 댓글로 의뢰하시라. 지금은 “스테인리스 제품에 묻은 검은 연마제를 제거하고 팔면 안 되느냐”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 중이다. 구독하고 알람 설정하면 조만간 취재결과가 올라올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