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힌 오아시스가 과연 상장 후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조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유치를 받은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3만500~3만9500원으로 제시했다. 최대 1조2535억원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공모가를 최상단인 3만9500원으로 확정하고 상장 직후 1조2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더라도 이후 주가가 공모가 수준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비상장 주식거래 시장에서 받는 가치와는 다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기준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약 8000억원에 형성돼 있다. 공모가 최하단 3만500원에 상장할 경우의 기업가치 1조원보다 2000억원이나 낮다. 1주당 가격이 지난 11일 2만2900원에서 13일 2만9000원 선으로 폭등했음에도 아직은 몸값이 희망 공모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투자자로부터는 1조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지만 비상장거래 시장에서는 ‘유니콘’의 지위를 상실한 셈이다.
오아시스의 최대주주인 구주매출을 실시하는 것도 향후 주가 향방을 부정적으로 예상케 하는 요소 중 하나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상장과 함께 보유한 주식을 공모로 매도해 이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이 경우 공모자금이 상장사가 아닌 상장사 주주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이번 오아시스의 구주매출 물량은 157만1000주로 전체 공모주 523만6000주 중 30%를 차지한다. 공모가 범위에 따라 최소 479억에서 최대 621억원까지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 대주주인 지어소프트가 구주매출을 하지 않을 경우 오아시스의 미래 투자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돈이다.
오아시스는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신주발행을 통해 최대 1448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자금은 향후 시설확보와 M&A(인수합병)에 사용할 예정이다. 오아시스가 증권신고서에 밝힌 자금목적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시설자금 725억원, M&A 369억원을 책정했다. 시설자금에는 물류센터 비용이 58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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