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 곳곳이 태풍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30일 제10호 태풍 ‘산산’은 일본 전역에서 사망 8명, 실종 1명, 부상 127명의 인명피해와 1억 달러가 넘는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 산산에 이어 발생한 11호 태풍 ‘야기’는 12일 베트남을 강타, 사망 375명 이상, 실종 171명 이상이 발생했고 피해총액은 97억9,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매년 발생하는 태풍은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우리나라 역시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보는 국가 중 한 곳이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0년 간 평균 피해 금액은 3,883억원. 2020년엔 그보다 3.2배 증가한 1조2,585억원에 달한다. 인명피해도 심각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13~2022년) 동안 발생한 태풍 인명피해는 연평균 약 30명 수준이다.
문제는 갈수록 태풍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태풍 발생 빈도 및 성장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태풍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 태풍, 점점 더 많이, 크게 발생한다
태풍 발생 빈도와 규모 증가의 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지구온난화’다. 뜨거워진 바닷물과 수증기가 태풍의 에너지원 역할을 해 태풍이 더 자주, 강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최근 국내 연구진이 최근 태풍 발생 기전을 분석한 결과, 뜨거운 바닷물이 태풍 발생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12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박명숙 해양위성센터 책임연구원팀이 태풍이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급격히 덩치가 커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해당 연구는 ‘네이처(Nature)’의 지구·환경 전문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2월호에 게재됐다.

KIOST 연구진은 1982년부터 2019년까지 38년간 발생한 312개의 태풍을 분석했다. 분석 태풍은 고수온 해역을 지나는 128개의 태풍과 일반 해역을 지나는 184개의 태풍이이었다. 그 결과, 고수온 해역을 지난 태풍이 일반 해역을 지난 태풍보다 평균 최대 강도가 35% 이상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도 1.5~2.5배 증가했다.
이는 ‘수분 불균형(Moisture Disequilibrium)’ 현상 때문이다. 태풍이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 따뜻한 바닷물과 대기 사이에 온도차가 발생하고, 바닷물이 수증기로 변해 태풍 속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대기 아래층에 형성된 태풍의 중심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된다. 많은 수분을 먹은 태풍 속에선 강한 비구름 떼와 강수를 동반한 ‘저기압성 소용돌이(Vortical Hot Tower)’가 발생해 기존 태풍의 순환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점차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발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해양과 대기 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관련 연구결과들이 실제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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