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 연꽃이 피어난다|함안 아라홍련, 6월 연꽃 여행지로 떠나볼까?

사진: 한국관광공사

한 여름이 오기 전, 바람이 아직 뜨겁지 않은 6월 말. 이 계절을 가장 아름답게 여는 여행지가 경남 함안에 있다. 소문난 관광지가 아니기에 더 좋다.

한적하게, 그리고 느릿하게 걸을 수 있는 곳. 이름은 다소 소박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이곳은 700년의 시간이 꽃을 피운 곳이다.

고려 시대의 숨결이 깃든 연꽃, 아라홍련
사진: 함안 공식블로그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연꽃이 예쁘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 이곳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고려 시대에서 온 씨앗에서 비롯되었다. 2009년 함안 성산산성 발굴 도중 출토된 연꽃 씨앗 하나. 700년 동안 흙 속에서 잠들어 있던 그 씨앗은, 2010년 놀랍게도 다시 꽃을 피워냈다.

사진: 함안 공식블로그

그 꽃은 ‘아라홍련’이라는 이름을 얻고, 그 기적은 이 작은 도시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 뒤로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며 조성된 ‘연꽃테마파크’는 이제 매년 여름마다 조용히 피어나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꽃이 많은 곳은 많지만, 이야기가 있는 꽃은 드물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연꽃이 피는 장소는 여럿 있지만, 이야기를 품은 꽃은 흔치 않다.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단지 아라홍련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이곳의 연못에는 백련, 홍련, 수련, 가시연 등 다양한 품종의 연꽃이 가득하고, 그 색과 향이 계절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징검다리가 놓인 연못 위를 천천히 걷다 보면 꽃잎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고, 마음이 고요해진다.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과 연꽃 특유의 정적인 아름다움은 도심에서 마주치는 어떤 풍경과도 다르다.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매해 6월 말부터 8월까지가 가장 예쁜 시기지만, 개화 초기인 6월 말의 연꽃은 유난히 싱그러워 다시 찾고 싶게 만든다.

입장료도, 문턱도 없다
사진: 함안 공식블로그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은 ‘자유로움’에 있다. 입장료가 없고, 복잡한 절차도 필요 없다. 주차도 넉넉해서 차를 타고 가기에도 부담이 없고,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여행지로도, 혼자 느릿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장소로도 제격이다.

사진: 함안군 공식블로그

연꽃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과 데크길, 쉼터는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마주치는 건 단순한 꽃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시간을 지나온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다.

여름의 시작, 꽃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
사진: 한국관광공사

기적은 늘 거창하지 않다. 어쩌면 아주 작고 조용하게, 눈에 띄지 않게 우리 곁에 피어 있을지도 모른다.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그런 장소다. 수천 년의 시간을 품은 씨앗이 다시 피어난 그곳에서, 지금의 우리도 아주 잠시 멈춰 서게 된다.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바쁜 도시의 리듬을 잠시 내려놓고, 꽃이 피는 연못을 바라보며 여름의 첫 장면을 천천히 펼쳐보자. 이번 6월 말, 기적 같은 연꽃의 계절이 다시 시작된다.

오늘 소개한 연꽃 명소 외에도 함안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은데요. 만약 연꽃 시즌을 놓친 분들이 계시면 아래 명소를 참고하셔서 즐거운 여행 계획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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