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이 수요예측을 생략하며 잇따라 증권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수요예측을 거쳐 금리와 가격을 결정하는 대신 확정금리를 제시하고 곧바로 청약을 받음으로써 자금조달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증권채 발행에 조 단위 자금이 쏠리는 등 시장에서의 인기에 힘 입어 미래에셋증권도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500억원 규모 증권채 발행을 위해 9일 청약을 받았다. 대표주관사는 iM증권으로, 트렌치는 5년물 단일이다. 희망금리는 수요예측 없이 2.958% 확정 제시했다. 조기상환권인 콜옵션이나 풋옵션 등은 부여되지 않았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연간 국내 선순위 채권 발행한도로 8000억원 규모를 승인한 뒤 올해 2월 일괄신고서를 제출했다. 수요예측을 진행해야 하는 개별신고방식과 달리 일괄신고방식은 수요예측 과정이 없다. 이번에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한 1500억원 규모 증권채는 8000억원 한도 중 일부를 사용한 것이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이사회 승인 한도를 모두 사용했다. 올해 2월에도 미래에셋증권은 1300억원 규모를, 4월과 6월에는 각각 2100억원, 2000억원을 같은 방식으로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7월(1100억원)에 이어 이번에 1500억원 규모가 해당 한도 내에서 진행됐다.
특히 시장에서 'AA'급 우량 증권채 위주로 조 단위 자금 수요가 쏠리자 미래에셋증권은 시장에 합리적인 금리를 제시하면서 절차 간소화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보다 먼저 증권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KB증권(AA+급)은 3000억원 모집에 1조74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6000억원 규모로 증액 발행에 나선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이달 4~5일에 걸쳐 실시한 신용평가 결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모두 'AA0(안정적)' 등급을 부여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이 확정 제시한 이율 2.958%는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제공한 미래에셋증권 5년물 개별 민평수익률의 산술평균값에 -13bp(1bp=0.01%p)를 가산했다. KIS자산평가·한국자산평가·NICE P&I·FN자산평가 등은 미래에셋증권 5년물 개별 민평 수익률을 3.063~3.105%를 제시해 산술평균값은 3.088%로 산정됐다.
KIS자산평가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 금융채 등은 3년~5년물 사이 구간의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약세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전체 회사채 시장에서의 유통물량을 보면 AA급은 전주 대비 16%p 넘게 감소한 43%가량을 차지했고, 잔존만기별로 보면 5년물 이상 구간이 0.3%p 감소한 3.68%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에서 유통물량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미래에셋증권과 같은 등급인 AA급과 5년물 이상 회사채 인기가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2018년과 2023년에 발행했던 공모사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달 12일자로 1300억원 규모와 200억원 규모가 모두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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