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흥행 신비아파트…CJ ENM·완구사 ‘8억 소송전’

서혜미 기자 2026. 1. 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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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주년 극장판이 개봉한 국내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완구 사업을 두고 씨제이이엔엠(CJ ENM)과 중소 완구업체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씨제이이엔엠은 완구업체를 상대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약정금 8억2천만원을 청구한 반면, 해당 업체는 씨제이이엔엠이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과도한 보증금 요구와 광고 끼워팔기 등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계약 종료에 따른 씨제이이엔엠의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ㄱ사는 약 25억원 규모의 완구 재고를 팔지도 못하고 창고에 보관하며 물류비만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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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계약 불이행”
완구사 “우월 지위 남용”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10주년 극장판: 한 번 더, 소환’의 스틸컷. 씨제이이엔엠(CJ ENM) 제공

최근 10주년 극장판이 개봉한 국내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완구 사업을 두고 씨제이이엔엠(CJ ENM)과 중소 완구업체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씨제이이엔엠은 완구업체를 상대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약정금 8억2천만원을 청구한 반면, 해당 업체는 씨제이이엔엠이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과도한 보증금 요구와 광고 끼워팔기 등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신비아파트’는 씨제이이엔엠이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대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완구 사업은 통상 방영 1~2년 전부터 상품 기획과 개발을 시작한다. 완구 디자인과 설정을 애니메이션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씨제이이엔엠은 그동안 완구업체들과 사용허가권(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해왔다. 시즌 4~5의 완구 파트너사는 ㄱ사였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2021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씨제이이엔엠은 ‘신비아파트 시즌5’의 완구 사용허가권 사업과 관련해, ㄱ사에 보증금 없이 두 회사가 각각 50%씩 투자하고 수익을 나누는 공동사업 구조를 제안했다. 이에 ㄱ사는 시즌5의 완구 디자인과 상품 기획을 시작했다. 문제는 정식 계약서 체결이 오랜 기간 지연된 상태에서 사업이 먼저 진행됐다는 점이다. ㄱ사에 따르면 시즌4의 완구 상품화 사업은 ‘선계약 후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졌지만, 시즌5의 경우 씨제이이엔엠의 내부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 등을 이유로 계약서 작성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ㄱ사 대표는 “(씨제이이엔엠의) 자료 요청만 이어져서 미팅 때마다 계약서를 언제 쓰는지 물었지만, ‘곧 계약할 것’이라는 답만 돌아왔다”며 “담당자가 몇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계약 구조는 기존과 같으니 개발을 계속해달라’는 설명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씨제이이엔엠은 완구 디자인과 콘셉트 등에 수정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반영해 시즌5 완구 기획과 개발을 이어갔다는 것이 ㄱ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5월, 씨제이이엔엠은 ㄱ사로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상품 디자인 설계 파일을 넘겨받은 뒤 당초 제안과 다른 계약 내용을 제시했다. 앞서 2021년 7월 제안한 공동사업 구조에는 별도의 계약금이나 보증 로열티 요구가 없었지만, 제시된 계약 내용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2022년 7월 씨제이이엔엠이 제시한 계약서 초안에는 보증 로열티 9억6천만원과 미디어 프로모션 비용 4억8천원 등 총 14억4천만원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증 로열티 9억6천만원은 완구의 예상 출고 매출 120억원을 전제로, 라이선스 요율 8%를 적용해 산출됐다. 이는 시즌4의 ‘메인 완구’ 계약금 1억원보다 1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ㄱ사 대표는 “당시 급격한 인기 하락으로 당시 고전을 겪고 있던 시즌4 제품들의 판매를 고려했을 땐 더욱 비정상적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10주년 극장판: 한 번 더, 소환’의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특히 ㄱ사는 4억8천만원 규모의 미디어 프로모션(ROS 광고)이 사실상 ‘끼워팔기’였다고 주장한다. 알오에스 광고는 유가 광고 판매 뒤 남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ㄱ사 대표는 “(이 광고의)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수차례 거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최대한 조건 수정을 시도했지만, 2023년 2월 애니메이션 방영 한 달을 앞둔 시점에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당시 회사 매출의 90% 이상이 ‘신비아파트’에 의존하고 있어 사업 포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계약 시점에는 이미 모든 제품의 양산이 끝난 상황이어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ㄱ사는 시즌5 손실을 감수하는 조건으로 시즌6 우선협상권을 요구하며, 투자금 20억원과 은행 대출 3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신비아파트’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실제 완구 매출은 전제했던 12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50억원대에 그쳤다. ㄱ사는 약정 금액의 절반을 납부하지 못했고, 양사는 지난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조정 절차에 들어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조정이 무산된 뒤 씨제이이엔엠은 미지급 로열티와 지연 이자 등을 포함해 8억2천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별도로 계약 종료에 따른 씨제이이엔엠의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ㄱ사는 약 25억원 규모의 완구 재고를 팔지도 못하고 창고에 보관하며 물류비만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양사는 오는 2월5일 법원의 조정기일을 앞두고 있다.

씨제이이엔엠은 이번 사안의 본질이 불공정 거래가 아닌 계약 불이행에서 비롯된 민사 분쟁이라는 입장이다. 씨제이이엔엠 쪽은 “이번 사안은 상호 합의한 계약에서 약정된 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 민사 분쟁”이라며 “현재 관련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고 당사는 해당 계약 불이행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보증 로열티와 예상 출고 매출에 대해서도 앞선 시즌 출고 매출(191억원)보다 낮은 120억원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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