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체코 함께 짓는 원전"…체코 총리 "경제에 큰 이바지"
체코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체코에 새로 짓는 두코바니 원전에 대해 '한국과 체코가 함께 짓는 원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맞춰 지난 7월 체코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스코다파워가 내년 3월 최종계약 체결 시 체코 신규 원전에 플젠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생산한 터빈을 사용하기로 확정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양국의 본격적인 원전 동맹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전 피알라 총리와 함께 체코 최대 공업도시 플젠에 있는 발전용 터빈 원천기술 보유기업 '두산스코다파워'와 원전 기자재 생산기업 '스코다JS'를 방문했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1시간여 거리에 자리한 플젠은 체코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19세기부터 방산과 중공업, 기계 산업 등이 발달한 산업 도시다.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두산스코다파워 도착 직후, 양국 원전 관련 기업·기관·단체와 두산스코다파워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양국은 원전 설계, 운영, 핵연료, 방폐물 관리 등 원전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부문에서 총 13건의 MOU(업무협약)가 체결됐다.
양국 정상은 이 가운데 △양국 산업부 간 원전 협력 MOU △체코 원전사업 터빈 공급 확정 MOU △한-체코 원자력 기술 MOU △원자력 협력센터 설립 MOU △체코 원전사업 기자재 현지화에 관한 MOU 등 5건의 MOU 서명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과 체코 간 원전 협력이 본격화되는 것을 축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이날 양국은 체코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스코다파워는 오늘 협약식에서 내년 3월 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최종계약을 체결하면 체코 신규 원전에 플젠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생산한 터빈을 사용하기로 확정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대한민국과 체코는 '두 나라가 함께 짓는 원전'이라는 비전 실현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원전 정책을 담당하는 양국 산업부 간 원전 건설부터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원전 생태계 전 분야에서 협력하고, 민간의 협력도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내용의 MOU도 체결했다. 이외에 분야별로는 △양국 대학 간 원전 전문인력 양성 협력 △R&D 지원기관 간 원전 기술 공동연구 △협회 간 터빈 이외의 추가 기자재 공급망 구축 등 원전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기 위한 양국 원전기관들 간의 MOU도 맺었다.
협약식 이후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터빈에 장착되는 블레이드(회전날개)에 함께 서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두 정상의 공동 서명에는 대한민국과 체코가 원전을 함께 짓고 기업 간 협력을 양국 정부가 함께 지원한다는 협력 의지가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진행된 정상 연설에서 체코 원전과 관련해 "대한민국 팀 코리아는 50년 이상 원전을 안전하게 건설하고 운영해 왔다"며 "체코 원전 건설에서도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 완료) 약속을 지키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체코에 새로 짓는 원전은 '한국과 체코가 함께하는 원전'이 될 것"이라며 "체코의 원전 관련 기업들과 팀 코리아가 함께 하기 위해 오늘 MOU에 서명했고 원전 건설 뿐만 아니라 운영, 정비, 핵연료, 방폐물 등 원전 생태계의 전 주기에 걸쳐 두 나라가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늘 원전 협력 약속들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한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양국의) 원전 협력을 계기로 한국과 체코는 세계 원전 르네상스 시대의 미래 주역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체코의 우수한 원전 기업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미래를 함께 이끌어 가자"고 제안했다.
피알라 총리는 "최근 3년 동안 원자력 프로젝트에 대한 플랜을 시작하는 것부터 수주까지 마쳤다"며 "믿어 의심치 않지만 한수원과 체코 정부가 무사히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면 체코의 원자력 발전소는 또 1기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 60%의 현지 업체가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체코 경제에 큰 이바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체코 기업들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며 (체코기업들이) 한수원과 팀코리아에 본인들의 경험과 모든 결과물들을 어필함으로써 자신들이 해당 원전 사업에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피알라 총리는 "두코바니 원전과 그 이후에 테믈린 원전 건설 이후에도 체코와 한국의 관계는 더욱더 돈독해지며 그 이후에도 협력을 할 기회는 충분히 많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에 대한 체코 측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잊지 않고 잘 이용해 한국과 체코 관계에 플러스 요인들이 생길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진행된 행사를 마친 후 인근에 있는 스코다JS를 방문해 원전 기자재 생산 현장을 시찰했다.
정부는 이번 두산스코다파워 방문에서 체결된 정부와 민간 차원의 협력 MOU가 차질 없이 이행되고, 체코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이 성공적으로 체결되어 "함께 짓는 원전"이라는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프라하(체코)=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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