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최후통첩'…민희진 사태 참전한 멤버들 운명은[다시, 보기]
멤버 5인 전원 한자리에 모여 라이브 방송
하이브 불신·소통 어려움 호소…방시혁 의장 직접 언급도
경영-프로듀싱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 복귀 요구 주목
"저희는 대표님이 해임되셨다는 소식을 그날 기사를 통해 알게 됐고, 모두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이브에 소속된 아티스트로서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는 우리를 하나도 존중하고 있지 않구나 하는 확신을 들게 했습니다. 매니저님을 통해 신임 (김주영) 대표님이 저희와 인사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도어에 와서 제일 처음 한 행동부터가 저희에게 믿음을 단 하나도 주지 못했습니다."
갓 데뷔 2주년을 보낸 그룹 뉴진스(NewJeans)가 11일 저녁 한자리에 모여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른바 '하이브 vs 민희진' 사태가 시작된 지 5개월 만에, 민희진 전 대표가 어도어 이사회에서 해임된 지 보름 만에 뉴진스 멤버 전원이 입을 연 것이다.
이날 라이브는 어도어 직원들도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한 '자의'라는 점을 분명히 한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를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달 해임된 민 전 대표를 오는 25일까지 복귀시킬 것, 제작과 경영을 총괄하던 '기존 어도어'로의 복귀 두 가지를 요구했다.
뉴진스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대상으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당시 탄원서를 제출하고, 최근 열린 시상식 수상소감 때 여전히 민 전 대표를 '대표님'이라고 부르며 변치 않는 응원과 지지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긴급 라이브 방송은 단순히 민 전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 표명에 그치지 않았다. 그간 하이브에서 겪었던 불합리한 일을 폭로했고, 하이브를 향해 민 전 대표를 그만 괴롭히라고 했으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직접 거론하며 '어도어 정상화'를 촉구했다. 하이브-민희진 양쪽과 모두 얽힌 주요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이 사태에 '참전'한 셈이다.
무엇보다 뉴진스는 민 전 대표의 해임 이후 '하고 싶었던 것'과 '해야 할 것' 등에 제동이 걸려 원만하게 활동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민 전 대표 후임으로 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 출신인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가 신임 대표이사가 된 상황에서 뉴진스는 회사 내에 자신들을 지켜줄 사람이 없다며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주영 대표 부임 후에는 뉴진스와 협업한 창작자(집단)와 갈등도 표면화됐다. '디토'(Ditto) '이티에이'(ETA) 등 뉴진스 곡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은 어도어의 요청으로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감독 편집판)을 포함해 그동안 만든 뉴진스 작업물과 '디토'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가상 주인공을 테마로 한 '반희수' 채널도 삭제해야 했다고 폭로했다.
어도어는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에 과거 광고주와도 이견 있는 부분이 포함돼서 게시 중단 요청을 한 것이고,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포함한 모든 저작물 저작권은 어도어에게 귀속돼 있으므로 어도어 공식 채널에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여러 차례 글을 올려 어도어가 자신을 '허위 사실'을 말한 사람으로 몰아가면서 뒤로는 회유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신 감독은 △협력사를 존중하지 않은 과격한 시정 요구에 대한 사과 △기존 합의를 무시하고 저작권 침해 운운한 것에 대한 사과 △입장문을 통한 돌고래유괴단 및 신우석 대표 비난에 대한 사과 등 3가지가 포함된 사과문을 어도어 공식 채널에 게시한다면 반희수 채널을 어도어에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어도어는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을 두고 광고주의 항의성 연락이 온 것은 사실이며, 신 감독의 '과민반응'은 뉴진스와 팬덤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반희수' 채널 역시 돌고래유괴단이 운영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사과하지 않을 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신 감독은, 기한 내에 사과받지 못하자 어도어 김주영 대표와 이도경 부대표를 고소하겠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그러면서 "어도어가 당장 삭제를 통보했지, 언제 증빙을 요구했나? 또 공식 계정이 아닌 곳에 존재하는 저작권과 초상권을 문제 삼아 놓고 이제 와서 디렉터스 컷만을 이야기한 거라고 입장을 바꾸면 다른 영상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뉴진스가 아니냐? 만약 그 영상들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어도어가 뭐라고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신 감독은 "우리가 대체 왜 어도어 내부의 갈등에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협박과 강압에 적법한 권리까지 버렸다"라며 "특히 보호해야 할 아티스트와 혼란스러울 팬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고려할 줄 알았는데 제가 생각을 잘못했다. 그래도 더 이상 팬들이 피해 보는 것도 싫고, 어도어가 도저히 책임을 지지 않으니, 제가 책임을 지고 반희수 채널을 열겠다"라고 전했다.
뉴진스는 이 부분도 언급하며 "저희의 미래도 걱정이지만 지금까지 만들어 온 작업물들도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게 무섭습니다"라며 "얼마 전 신우석 감독님과의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됐을 일입니다. 저희를 위해 일해주신 분들을 존중해 주세요. 지금 하고 계신 일들은 절대 저희를 위한 일이 아닙니다"라고 비판했다.
하이브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하이브가 정말 뉴진스를 위한 회사인지 의구심이 들고 있습니다"라고 꼬집은 뉴진스는 "저희는 저희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을 뿐인데 저희가 뭘 잘못했나요?"라며 "아티스트를 위한다는 말만 하지 마시고 저희가 의지할 수 있고 작업을 즐기면서 활동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촉구했다.
이어 "벌써 반년째 뉴진스에 대한 불필요하고 피곤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지겹게 이어지고 있는데, 당사자로서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라며 "하이브가 지금 일하는 방식은, 저희가 겪었을 때 정직하지 않고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발 더 이상은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의 할 일을 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저희의 할 일을 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민희진 대표 체제의,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어도어'가 뉴진스가 내건 요구조건이다. 뉴진스는 "방 회장님과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정상화시키는 현명한 선택을 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날 라이브 방송과 이를 위해 개설했던 유튜브 채널은 곧 삭제돼 현재는 볼 수 없는 상태다.
'민희진 전 대표 복귀'와 '어도어 정상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뉴진스의 라이브 이후, 아직 어도어와 하이브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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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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