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장성자동차(GWM)가 내놓은 중형 SUV 하발 H6가 호주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 그리고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브랜드”라는 평가까지 얻고 있다. 그러나 실제 주행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여전히 ‘중국차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형 하발 H6는 완전히 새로워진 내·외관과 개선된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토요타 RAV4와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 강력한 경쟁자들과 맞붙는 모델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실도로에서의 반응성과 제어 능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GWM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성비’로만 통하던 브랜드였다. 하지만 2024년에는 호주 자동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을 제치며 10위 안에 진입했고, 하발 브랜드만으로 2만6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그 중심에 선 모델이 바로 이번 H6지만, 세부 완성도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하이브리드의 힘은 충분하지만, 세련미는 부족했다

신형 하발 H6의 가장 큰 변화는 1.5리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이다. 시스템 출력은 240마력, 최대토크는 53kg.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7.5초면 충분하며, 복합연비는 5.2L/100km(약 19.2km/L)로 측정됐다. 수치상으로는 경쟁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문제는 그 출력을 제어하는 능력이다.
실제 주행에서는 초반 가속 시 지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출발 신호 후 엑셀을 밟아도 차량이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는 시스템이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중 어느 쪽을 우선 사용할지 판단하지 못하는 탓으로 분석됐다. 저속 구간에서는 이런 반응 지연이 더욱 두드러져 운전자가 의도치 않게 멈칫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출력이 높다 보니 토크스티어와 휠스핀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코너 탈출 시나 젖은 노면에서 엑셀을 깊게 밟을 경우, 전륜이 헛돌며 차체가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발 H6가 AWD(사륜구동) 모델을 별도로 준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AWD 모델이라면 토크 분배가 보다 자연스러워질 것”이라면서도 “기본 2WD 모델의 완성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테리어 품질은 호평을 받았다. 실내에는 14.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기본 탑재됐다. 크림색 가죽 시트와 금속 스피커 그릴 등은 프리미엄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다만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구형 모델과 동일해 조작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고, 버튼 배열도 비직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운전 보조 시스템은 기본 기능에 충실했다. 차선 이탈 경고, 차선 유지 보조, 차로 중앙 유지 기능 등이 포함됐지만, 주행 중 차선을 부드럽게 따라가지 못하고 양쪽 라인을 오가는 ‘튕김’ 현상이 있었다. 현대나 기아의 최신 시스템과 비교하면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층 높아진 경쟁력, 그러나 ‘완성도’가 숙제

하발 H6는 분명 전 세대보다 많은 부분이 발전했다. 외관은 세련됐고, 실내 품질은 이제 ‘중국차답지 않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효율성과 정숙성도 개선돼 일상 주행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높아졌다. 하지만 주행 반응성과 조향 제어, 그리고 초기 품질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
GWM이 호주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와 서비스 품질, 제품 구성 모두 과거와는 다른 수준으로 올라섰다. 다만 하발 H6가 ‘진짜 글로벌 경쟁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완성도 개선이 필수라는 점을 이번 평가가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하발 H6는 “이제 중국차도 여기까지 왔다”는 평가를 이끌어냈지만, 동시에 “아직은 한 끗이 부족하다”는 냉정한 현실도 보여줬다. 완성도와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GWM의 다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