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투논파트너스 대표, '카디프생명 M&A' 키맨으로 [넘버스]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투논파트너스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딜은 투논파트너스를 이끄는 김종우 대표이사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0년부터 2023년까지 BNP파리바코리아에서 요직을 두루 거쳐왔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투논파트너스는 전략적투자자(SI) BNK금융지주와 함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 중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대주주인 BNP파리바카디프가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신한은행(15%)이 가지고 있다. 시장에서 내다보는 인수 가격은 15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투논파트너스는 바이아웃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김 대표는 홍콩 포티스 은행에서 한국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파생상품 솔루션을 제공한 만큼 IB 인맥이 넓다. 또 동부생명(현 DB생명), AIG생명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는 만큼 보험업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BNP파리바코리아에서 전무이사 겸 금융기관 커버리지 책임자로 재직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주요 직책을 맡을 정도로 BNP파리바그룹에서 신뢰를 받은 키맨으로 통한다. 김 대표가 투논파트너스의 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투논파트너스와 카디프생명의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업계는 매각가 등 매각 조건만 맞으면 M&A 과정이 8부 능선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기업 BNP파리바그룹 측도 컨설팅업체에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가치 산정을 의뢰하는 등 꽤 오랫동안 M&A(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프랑스계 보험사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생명보험 업황 부진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자산 규모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2조9375억원으로 현재 국내 총 22개 생명보험회사 중 20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억원, 당기순이익은 48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영업 활동을 통해 큰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BNP파리바카디프도 카디프생명의 매각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관된다. 현재 생명보험업은 저출산 등으로 신규 고객군이 크게 늘지 않다 보니 향후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렵다.
지난해 국내 보험시장에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도 부담 요소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가 쌓아야 할 자본이 더 요구된다. 한국에서 생명보험 사업이 손실을 내고 있는 가운데 경영을 유지하는 것보다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게 실익이 더 클 수도 있는 셈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규모가 작은 데다 생보업황 등에 따라 성장 가능성도 낮은 편"이라며 "외국사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오랫동안 매각을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과거 카디프생명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매각 자문 등 딜을 담당했었다"며 "딜이 무산되면서 (김 대표가) PE를 설립한 뒤 주관사 선정 없이 단독으로 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