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 인도에서 온 스님이 남긴 것… 지금도 감탄만 나오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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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골굴암’)

단단한 바위를 뚫어 만든 석굴사원은 인도나 중국 이야기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주에도, 그것도 우리나라 최초의 석굴사원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돌이 스스로 구멍을 만든 후, 그 공간이 사원이 되었다는 말도 언뜻 믿기 어렵다. 화강암이 대부분인 한반도 지형에서 이처럼 부드럽고 잘 깎이는 암석이 모여 석굴을 형성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다.

여기에 인도에서 온 승려가 직접 굴을 다듬고 불상을 배치한 역사까지 더해지면, 이 장소가 단순한 사찰이 아닌 문화적·지질학적 가치를 함께 지닌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수천 년 전의 자연현상과 천 년 전의 인간 손길이 동시에 남아 있는 장소, 바로 ‘골굴암’이다. 여름철 햇볕 아래에서도 석굴 안은 서늘하고 고요하다. 경주의 유적지 중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한 번쯤은 꼭 들러볼 가치가 있는 곳이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골굴암’)

여름날, 돌이 만든 자연의 구멍과 인간이 만든 신앙의 공간이 겹쳐지는 곳으로 떠나보자.

골굴암

“자연 풍화된 암굴 따라 만든 신라인들의 불교 수행처”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골굴암’)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기림로 101-5에 위치한 ‘골굴암’은 국내 최초의 석굴사원으로, 경주 동해안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골굴암의 형성 배경은 이례적이다.

이 일대 지층은 안산암질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동해가 형성되던 시기 일본 열도가 한반도에서 분리될 때 발생한 지각의 인장력으로 생성된 것이다.

그 영향으로 땅이 벌어지고 이 틈에 쌓인 화산퇴적물이 굳으면서 지금의 암석 지형이 형성되었다. 이 암석은 화강암보다 훨씬 약해 비바람에 잘 깎이고 풍화 작용을 받기 쉬운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암석에 포함된 자갈과 암편이 빠져나간 자리가 구멍을 만들고 이 구멍들이 점차 확장되면서 ‘타포니’라 불리는 자연 동굴이 발달했다. 골굴암은 바로 이 타포니 동굴을 활용해 조성된 사원이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골굴암’)

지금으로부터 약 1,400여 년 전, 인도에서 건너온 광유선인이 이 동굴을 불교 수행처로 삼고 석굴 내부를 다듬어 석실을 만들었다. 신라시대 불교가 뿌리내리던 시기, 자연이 만든 지형을 신앙공간으로 활용한 예는 국내에서도 매우 드물다.

골굴암은 단순한 석조 건축물이 아니다. 바위 자체가 사원이며, 구멍이 신앙의 공간이다. 그 안에는 조각된 불상과 명상 공간이 함께 존재한다.

특히 화강암이 아닌 연한 응회암 지형이었기에 가능했던 구조로, 신라인들의 지형 이해력과 건축 기술을 동시에 보여주는 유물이라 할 수 있다.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암굴의 모습은 일반 사찰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입장료는 없으며 탐방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주차 공간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 또는 인근 주차장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암석 지형과 불교문화가 맞물린 이곳의 역사적 의미는 작지 않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골굴암’)

수천 년에 걸친 자연의 조각과 천 년 전 신앙의 흔적이 동시에 남아 있는 골굴암은 지금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름날, 바위가 만든 고요한 수행처를 찾고 싶다면 이곳을 주목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