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건설 안전점검] 코오롱글로벌, 김일호 상무 '현장 안전관리' 전략 배치

사진 제공=코오롱그룹

코오롱글로벌이 지난 2022년 건설부문에 속했던 ESH팀을 안전보건관리실로 격상해 전사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또 건설부문 임원이었던 김일호 상무를 안전보건실장(CSO)으로 배치해 전권을 위임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2022년 8월 코오롱글로벌 도척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후 코오롱글로벌은 CSO를 선임해 안전보건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CSO가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실 산하 조직으로는 안전보건관리팀이 있다. 안전보건관리팀은 안전업무 전략을 수립, 운영하는 기획파트, 현장점검과 교육을 담당하는 진단파트, 스마트기술 지원 등을 담당하는 지원파트로 나뉜다. 건축본부, 인프라본부, SPX본부, 상사본부 등 각 사업본부에는 별도의 안전담당 인력이 배치돼 지휘소인 안전보건관리실과의 소통, 현장진단 점검 업무 등을 수행한다.

김일호 안전보건실장

1969년생인 김 상무는 인하대를 졸업했다. 코오롱글로벌에서는 건설부문 담당 임원을 맡기 전에 외주구매팀장 등을 지냈다.

코오롱글로벌이 김 상무에게 CSO 업무를 맡긴 것은 그가 건설부문을 오랜 기간 총괄해 업무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2018년 1월 건설부문 담당 임원으로 선임돼 5년가량 일했다. 이에 현장경험과 안전관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 산 것이다.

김 상무는 CSO로 선임된 후 현장 안전관리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관련 안전보건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했다. 코오롱글로벌은 2023년 근로자 행동강령인 '코오롱 세이프티 골든룰'을 제정한 뒤 개선점을 반영, 보완해 현재 2.0버전으로 고도화했다.

골든룰에는 기본적으로 작업 전후의 정리정돈과 보호구 착용, 지정된 통로 이동, 출입금지 구역 준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일반적인 건설현장에서 요구되는 안전지침과 유사하지만, 관리감독자가 감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을 마련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관리감독자는 2주 단위의 일일위험성평가(DSP) 회의에 참여해 CSO에게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지침 준수 여부를 보고한다. CSO는 회의를 주관하고 수시로 고위험 안전사고 관련 점검과 대책을 수립한다.

김 상무를 CSO로 선임한 뒤 코오롱글로벌은 매년 5건 이상의 스마트건설 기술을 발굴해 시범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고발생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인체인식 모니터링 시스템(이편한자동화), 스마트환경센서(노드톡스), 크램셰 충돌방지(무스마), 파일항타 관입량 자동측정 기술(우리기술)은 현재 코오롱글로벌 현장 전체에 적용된 스마트 건설 기술이다.

지능형 영상분석 시스템, 이동형CCTV, 흙막이 모니터링 시스템 등은 현재 일부 현장에서 시범적용되며, 스마트환경센서는 전체 현장에 시범적용한 뒤 전사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안전대와 통합안전관리 시스템 관련 기술도 발굴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디지털전환태스크포스(DX-TF)를 꾸리고 관련 기술을 조사, 개발하고 있다. 이를 리뷰한 뒤 안전보건관리팀 주도로 전 현장에 확대적용한다.

이러한 노력 덕에 CSO 선임 이후에는 사망 사고가 한 건도 없었지만, 크고 작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과태료와 벌금 처분을 받기는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사고 건수 증가는 김 상무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사고 건수는 123건으로 전년 대비 7건이 늘었다. 산업재해율은 0.43%에서 0.46%로 소폭 증가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사고 건수가 증가한 것은 공시 기준이 변경되면서 이차사고부터 단순 경미사고까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사고의 강도나 심각도는 이전 대비 하향 추세로 향후 재해발생 강도뿐 아니라 빈도도 낮추기 위한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이 CSO에게 전권을 부여했으나 중대재해 사고 발생 시 최종책임자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김정일 대표다. 김 상무가 미등기임원이라는 점에서 이사회에서 안전보건 관련 의안을 최종 결의하는 것은 사내이사인 김 대표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취임 초부터 현장을 수시 방문하고 안전점검을 주관하는 등 CSO와 함께 코오롱글로벌의 안전보건 문화 정착에 힘을 쓰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대표이사 주관의 안전보건 결의대회에서 "우량 기업의 토대를 닦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우선가치를 안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