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주요치료비' 담보 경쟁 격화 조짐…생보사도 참전
최근 손해·생명보험사가 보장성보험 강화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암주요치료비' 담보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손보사 중심으로 탑재되던 담보가 생보사 상품에도 등장하면서 제3보험 보장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은 자사 간편보험, 암보험, 종합보험 등에 암주요치료비 특약을 탑재했다. 해당 상품들은 보장성보험으로 최근 보장성보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보장을 확대해 소비자를 늘리려는 보험사 행보와 맞닿아있다.
삼성화재와 한화손보도 유사한 특약인 암진단후암특정치료비 담보를 탑재했다. 암주요치료비와 암특정치료비 담보는 정액보상을 하며,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시 보험약관에 규정된 만큼 가입금액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다. 예컨대 2000만원 한도로 정액보상을 하는 상품을 구성했다면 200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DB손보, 메리츠화재, 롯데손보는 암주요치료비 담보에 가입할 때 비례보상을 해주는 특약에 가입하지 않고도 주계약만 선택하고 암주요치료비 특약을 선택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정액보상을 해주는 특약과 비례보상(보험가입금액의 일정 비율만 보상하는 것)이 되는 특약은 연계해 가입해야 하는데 단독으로 가입이 가능하도록 열어둔 것이다.
암주요치료비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 가입 후 암으로 진단된 후 암수술, 항암치료, 항암약물치료를 받을 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연간 1회 한도로 최대 5년간 보장을 받을 수 있고, 최초 발생한 암인 원발암 외에도 전이암 및 재발암, 잔존암 등을 포함해 암 진단 후 치료비를 급여와 비급여 상관없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앞세우는 한도는 연간 최대 1억2000만원(정액 보상 2000만원, 비례 보상 1억원 한도)까지다. 총 5년 한도이므로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암수술 이후 치료 과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암 수술을 받을 경우 국가에서 산정특례제도(건강보험 가입자가 담당의로부터 희귀질환으로 인정받을 시 본인부담금을 절감받을 수 있는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어 급여 항목에 대한 비용 부담은 크지 않지만, 비급여 항목은 병원마다 비용이 다르게 산정되므로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어 니즈가 커진 상황이다.
다만 국민건강보험 공단부담금과 본인부담금을 합한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은 맹점으로 꼽힌다. 면책기간이 존재하는 상품도 있어 일정 기간은 담보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개별사 별로 보장 세부내역이 통일되지 않았으므로 1년 이내에 암으로 진단됐을 경우 50%만 지급하는 감액이 있을 수 있다.
시장 호응도 커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손보사 상품 외에도 생보사 암보험에도 보장이 탑재되는 흐름이다. 치료 비용이 1000만원을 넘겨야 하나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받을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는 담보라서다. 지난 주 DB생명은 '백년친구 암걱정말아요 암보험'에 암주요치료비 담보를 탑재했다.
다만, 소액암이나 유사암의 경우 수술 후 치료 비용이 크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라 보장 사각지대는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갑상선암의 경우 2021년 기준 암종 중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산정특례가 적용되면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본인부담금이 크지 않다. 여기에 암주요치료비는 '직접 치료'만 보장하므로 입원비와 검사비용(MRI, CT 등)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액보상과 비례보상 특약을 연계해서 가입하지 않아도 가입이 가능한 보험사도 있고 대부분의 손보사에서 암주요치료비 담보나 이와 유사한 담보를 탑재하고 있긴 하다"며 "경쟁력 있는 담보가 나오면 생보사에서도 담보를 탑재해 판매에 나서기도 한다"고 전했다.
안다정 기자